상호관세 "美에 부과한 관세보다 낮을 것"
"끔찍" 반도체 보조금, 재협상 가능성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소통 채널을 열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때처럼 북·미 정상회담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김 위원장에게 연락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소통하고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분은 이 말을 듣기를 싫어하지만, 나는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며 "나는 그와 환상적으로 잘 지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큰 핵 국가(big nuclear nation)"라며 "그는 매우 똑똑한 사람이다. 나는 그를 잘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 "북한은 핵보유국(nuclear power)이기 때문에 대화 라인이 중요하다"면서 "(김 위원장과) 아마도 언젠가는 무언가를 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소통 내용과 일시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발언을 놓고 북미가 비공식적인 접촉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오지만 1기 때 소통 사실을 다시 언급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만난 자리에서 첫 임기 때 맺었던 김 위원장과의 관계를 재구축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바 있다. 지난 1월23일 방영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김 위원장에게 다시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 김 위원장과 만난 적이 있다.
앞서 백악관은 북한에 대한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한다는 입장을 확인한 바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을 '큰 핵 국가'라고 불렀다. 지난달 13일에도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지칭하고, "김정은은 핵무기를 많이 갖고 있다"면서 인도와 파키스탄 같은 사실상의 핵보유국과 동일선상에서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이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핵보유국이란 명칭을 정확하게 사용하지 않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상호관세 발표를 앞두고 "그들(다른 나라)이 우리한테 무엇을 부과하든 우리도 부과하겠지만 우리는 그들보다 친절하다"며 "그들이 우리한테 부과한 관세보다는 숫자(관세율)가 낮을 것이고 어떤 경우에는 훨씬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 부과로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이 중국과 더 협력하게 될 가능성을 우려하냐는 질문에는 "우려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추진한 반도체 법 보조금에 대해선 재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투자 액셀러레이터' 사무소를 상무부 내에 만들라고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사무소는 미국에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기업이 미국 정부의 규제 절차를 효율적으로 헤쳐 나가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무소에 상무부의 반도체 법 프로그램 사무소(CPO)도 책임지라고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반도체 법에 따른 보조금을 "끔찍한 일"이라고 거듭 비판해왔다.
이에 기업에 지급하기로 한 보조금 규모나 지급 조건 등을 재협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 기업들은 삼성전자가 47억4500만달러, SK하이닉스가 4억5800만달러 보조금을 받기로 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관련, 러시아에 대한 2차(세컨더리) 관세 부과를 어느 정도로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그(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군인이 죽는 것을 막기 위해 협상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 "2차 관세를 부과하고 싶지 않지만, 만약 그가 제 역할을 다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NBC 뉴스 인터뷰에서 '3선 도전'을 시사한 발언 관련 질문엔 "사람들이 그렇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말하지만 나는 잘 모른다"고 했다. 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차기 대선에서 3선 대결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선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임기 첫 해외 순방으로는 중동을 지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이 될 수도 있고 조금 더 늦을 수도 있다"며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를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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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효율부(DOGE)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임기에 대해선 "그가 운영해야 할 기업도 있어서 언젠가는 다시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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