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외 부문에 부양책 여전히 중요"
정책 서프라이즈 시 CSI300지수 상승 기대
반대면 기술주 쏠림 강화될 것
다음 주 시작되는 중국 최대 연례 정치행사 양회(兩會)에서 공개될 정책들이 최근 기술주 주도의 중국증시 강세가 다른 산업까지 확산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부동산, 과잉산업 구조조정 등의 분야에서 예상보다 강한 코멘트가 나올 경우 상하이·선전증시의 대형주로 구성된 CSI300지수의 상승세가 기대된다. 다만 반대의 경우 기술주 쏠림은 한층 심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7일 '양회 프리뷰' 보고서에서 "올해에는 딥시크의 부상으로 중국증시가 급등하고 있어, 예년에 비해 양회에 대한 주목도가 낮다. 그러나 올해도 양회는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이같이 밝혔다. 중국에서는 최고 정책자문 기구인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와 정기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양회라 일컫는다. 각각 오는 3월 4, 5일 개회된다.
최 연구원은 "최근 중국증시가 강세이지만 기술주가 주도하는 흐름일 뿐, 다른 산업으로의 확산은 나타나고 있지 않다. 이는 중국 경제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상승을 위해서는 기술주 외 다른 산업의 회복도 필수적인데 양회에서의 정책 발표가 그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들어 딥시크 열풍에 힘입어 중국 기술주 중심의 항셍테크, 과창50지수 등이 급등한 반면, 대형주 벤치마크인 CSI300지수는 횡보세를 나타내는 상황이다.
최 연구원은 올해 양회의 관전 포인트로 ▲5% 전후의 성장률 목표 ▲지난해 3%였던 물가 목표 하향(2.0%) ▲앞서 공개된 확장적 재정기조의 지출 강도 및 방향 ▲통화완화 지속 ▲부동산 경기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한 부양책 규모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전략산업정책 ▲과잉산업 구조조정 등을 꼽았다.
중국은 올해 양회에서 연간 5% 전후의 성장률 목표를 유지하는 한편, 소비자물가지수(CPI) 기준 물가 목표는 기존의 3%에서 2%로 하향조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 연구원은 "목표치 1%포인트 하향 조정은 실질적 의미가 크지 않다"며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수년간 확인된) 디플레이션에서 올해 실제 탈출하냐 여부"라고 짚었다.
재정정책에서의 관건은 지출 강도와 방향이다. 시장에서는 중국이 일반 재정적자 비율을 국내총생산(GDP)의 3%에서 4%로 상향조정하고, 특별 국채 발행도 작년보다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최 연구원은 현재 시장의 예상대로라면 "재정지출 총액(광의)은 13조1000억위안으로 작년보다 4조1000억위안 증가하게 된다"며 "추가 지출은 지방정부 부채 차환, 상업은행 자본금 보충, 이구환신 및 설비교체 정책, 사회복지, 국가전략 산업 등에 투입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통화정책은 지난해 경제공작회의에서 공개된 대로 '적절한 완화'가 예상됐다. 이를 기반으로 최 연구원은 연간 30~40bp(bp=0.01%포인트)의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했다. 또한 부동산의 경우, 올 들어 반등 모멘텀이 약화하고 있는 만큼 이번 양회에서 공개될 자금투입 규모 등 구제 강도에 따라 금융시장에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그는 산업정책은 딥시크의 부상으로 기술혁신, 자립을 다시 강조하는 방향으로 공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밖에 올해 양회에서 과잉산업 구조조정과 관련한 입장이 더 강화되는지 여부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연구원은 "현시점에서 이번 양회에서 시장 기대를 상회할 수 있는 분야는 부동산과 과잉산업 구조조정이 될 것"이라며 "시장의 눈높이가 높지 않고, 중국 경기의 고질적 문제인 디플레이션을 일부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반대로 시장 기대를 하회할 수 있는 분야는 재정지출 규모다.
그는 "결과적으로 주가는 정책 서프라이즈 여부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며 "만약 부동산과 과잉산업 구조조정에서 예상보다 강한 코멘트가 나온다면 중국증시는 기술주 독주에서 철강, 부동산 등 기타 업종으로의 주가 상승이 확산할 수 있다. 즉 CSI300과 같은 대형주의 상대 강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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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최 연구원은 "현재 CSI300 지수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15.2배로 지난 5년간의 +1 표준편차 레벨까지 상승해 저가 매력이 높지 않다"며 "양회에서 매크로 부양책이 컨센서스에 부합하거나 기대치를 하회한다면 오히려 산업 성장 가시성이 높은 기술주로의 쏠림이 강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항셍테크의 12개월 예상 PER는 26배로 과거 대비 여전히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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