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헌·위법 정책 논란 속 SNS에 글 올려
"진정한 독재자처럼 말한다" 비판 쏟아져
"조국을 구하는 사람은 그 어떤 법도 위반하지 않는다" (He who saves his Country does not violate any law)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이다. 국가 위기 상황에서 지도자의 비상조치를 정당화하기 위해 사용되는 문장으로, 자신의 초법적 지위를 주장하는 듯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17일 연합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이같은 글을 올리고 피드 상단에 고정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도 같은 글을 올렸다.
다수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문구를 SNS에 올린 것은 자신이 취임하자마자 서명한 여러 행정명령에 법원이 잇달아 제동을 거는 것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해당 문구는 과거 프랑스의 황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한 말로 알려졌는데, 주로 국가 위기 상황에서 지도자의 초법적인 비상조치를 정당화하기 위한 말로 사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쏟아내고 있는 행정명령이 합법적인지 판단하기 위해 법원은 일부 시행을 보류시키는 등 제동을 걸고 있다. 법원이 문제 삼는 행정명령은 출생 시민권 폐지, 성소수자에 대한 연방정부의 지원 중단 등 사회적 파급력이 큰 이슈와 관련돼 있다.
미국 내 여러 법원은 출생시민권 제도 폐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위헌적으로 보고 보류시켰다. 또 연방정부의 보조금 및 대출금 지급 중단 결정에 대해서도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 해외 원조 기구인 국제개발처(USAID)를 해체하고 해외 원조 자금 지출을 90일간 중단하라는 행정명령에 대해서도 제동을 걸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인용구는 나라를 구한다는 동기가 있다면 자신이 하는 일이 법을 위반하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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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트럼프의 글에 독재적인 태도라며 비판도 쏟아졌다. 애덤 시프 민주당 상원의원은 자신의 엑스에 "진정한 독재자처럼 말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윤리 담당관을 지낸 놈 아이젠은 나폴레옹의 해당 발언은 불법행위에 대해 변명하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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