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센터장 등 전문가 7인
예산 확대·관련 법과 제도 정비 등 강조
정부와 기업의 효율적이고 적극적인 투자가 전제된다면 '한국판 딥시크'의 개발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주장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센터장은 5일 중소벤처기업부 주최로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에서 열린 '최신 AI 개발 동향 점검 및 활용·확산 방안 회의'에서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하 센터장은 "딥시크 개발에 80억원이 사용됐다고 알려졌지만, 이는 1회 학습비용일 뿐 그동안 실패에 따른 비용, 연구자 1명당 20억원에 달하는 인건비는 제외한 금액으로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큰 비용이 투입됐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 센터장은 그러면서 "우리나라도 정부와 기업의 공동 투자로 지금보다 많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확보한다면 충분히 유사한 수준의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GPU 1만장 비용을 지원할 테니 오픈소스 모델을 개발하라'는 식으로 개발을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활석 업스테이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우리나라의 기술력이 딥시크에 뒤처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AI 개발에만 몰두할 수 있는 여건이 아직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기업이 GPU 1만5000장을 가지고 2년 동안 AI 개발에만 몰두한다면 딥시크 같은 모델을 개발할 수 있으므로 정부의 전략적인 투자가 긴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신정규 래블업 대표는 "정부가 경직되지 않고 모범적으로 예산을 사용하면 좋겠다"면서 "벤처캐피털의 마음으로 뒷받침해달라"고 촉구했다.
관련 법과 제도의 정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 겸 AI법학회 회장은 "중소·스타트업이 AI 모델을 개발하는데 있어서 데이터가 가장 큰 축인데, 한국은 데이터 확보가 너무 어렵다"며 "데이터 활용 특례를 마련하고 과징금을 유예하는 등 개인 스타트업의 데이터 활용에 따른 리스크와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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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이 같은 지적에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주무 부처로서 딥시크의 등장은 충격적이기도 하지만 국내 중소기업·스타트업들에 오히려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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