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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구를 딛고 걷게 하는 기적의 드라마…韓 기업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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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 로봇 스타트업 '휴로틱스'
CES 2025 혁신상 2관왕
이기욱 대표 "건강 지킬 답은 웨어러블 로봇"
로봇은 가방처럼 매고 보호대가 대둔근 자극
"재활은 삶의 질 높여…로봇도 차츰 경량화"

2014년 6월12일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브라질월드컵 개막전. 하반신 불구의 장애를 가진 서른살의 브라질 청년 줄리아누 핀투가 그라운드에 들어섰다. 그는 온전히 땅을 딛어 서 있었고, 힘차게 시축했다. 아직도 과학계에서 회자되는 기적의 명장면이다.


그때 핀투는 엑소스켈리튼(외골격) 로봇을 착용하고 있었다. 미겔 니코랠리스 미국 듀크대 교수가 만든 로봇 슈트였다. 머리에 쓴 헬멧은 핀투의 뇌파를 감지하고 명령을 인식한다. 이는 다리에 '움직여'라는 메시지로 전달돼 공을 차도록 만들었다.

불구를 딛고 걷게 하는 기적의 드라마…韓 기업이 쓴다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 2층에 조성된 휴로틱스 전시 부스에 많은 인파가 몰려 재활 로봇 체험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휴로직스 공식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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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구를 딛고 걷게 하는 기적의 드라마…韓 기업이 쓴다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 2층에 조성된 휴로틱스 전시 부스에서 한 관람객이 재활 로봇을 직접 체험해보고 있다. 사진=휴로틱스 공식 인스타그램

우리 로봇 스타트업 '휴로틱스'가 이런 기적의 드라마를 쓰기 위해 연구와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휴로틱스는 고령자, 장애인, 운동선수 등 불의의 사고나 질병으로 걷기 힘들어진 이들의 재활치료를 돕는 웨어러블 로봇을 만든다.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에선 혁신상을 두 개 부문(고령화&접근성, 로보틱스)에서 받으며 2관왕에 올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에 이은 2년 연속 수상이다.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에 있는 휴로틱스 전시 부스에서 본지와 만난 이기욱 휴로틱스 대표는 "사람이 해오던 작업을 로봇이 대체할 수 있게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결국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있고, 없는 것도 있다. 없는 것이 바로 건강"이라며 "내 다리가 아프거나 움직이지 않는다고 절단하고 로봇으로 바꾸지는 않지 않나. 그럴 때 도와줄 수 있는 첨단 장치가 필요하고 웨어러블 로봇이 그 해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불구를 딛고 걷게 하는 기적의 드라마…韓 기업이 쓴다 휴로틱스가 개발한 재활 로봇 H-메디. 주로 고령자, 환자, 지체장애인들의 걸음을 도와준다. 사진=휴로틱스 공식 인스타그램

휴로틱스가 이번 CES 2025에서 전시한 로봇은 두 가지다. 'H-메디'는 병원 환자들이 재활치료를 받는 데 쓰이는 로봇이고, 'H-피트'는 운동선수들이 부상을 치료할 때 주로 활용된다. 두 로봇은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치료법에 맞춰 기능하지만, 큰 틀에선 유사하다. 로봇을 가방처럼 등 뒤에 짊어지고 로봇과 연결된 보호대를 양쪽 무릎에 착용한 뒤 로봇에 지시를 내릴 전자기기와 무선 연결한다. 그러면 로봇은 사람이 걸을 때 동력을 주는 대둔근에 전파를 보내고 자극해 두 다리가 온전히 걷도록 만든다. 현장에선 참관객들을 대상으로 체험행사가 진행됐는데, 로봇을 착용한 참관객들은 걸으면 걸을수록 그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변화를 경험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 우리나라가 초고령 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가 되면 걷기에 불편함을 느끼는 경증 환자분들이 많아질 것"이라며 "우리 로봇이 그런 분들께 솔루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인구가 고령화되면 뇌졸중, 척수 손상, 다발성 경화증이나 파킨슨병 등 퇴행성 질환을 겪는 이들이 늘어나 재활 치료의 중요도는 더욱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 있다. 시장조사업체 '킹스 리서치'는 2022년 2억3910만달러(약 3489억원)였던 글로벌 재활 로봇 시장의 규모가 2030년에는 10억2600만달러(약 1조4974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휴로틱스의 로봇 개발에 참여한 신현이 중앙대 재활의학과 교수는 "재활을 안 한다고 해서 사람의 생사가 달라지지 않지만, 삶의 질은 높아질 수 있어 중요한 것"이라며 "이전엔 아이언맨 슈트처럼 크고 무거웠던 웨어러블 로봇이 최근엔 많이 경량화되고 의복화되면서 집에서도 쉽게 재활 치료를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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