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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P 칼럼]중앙은행이 금 대신 비트코인 선택? 순진한 생각

시계아이콘02분 33초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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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金)은 다양한 문화·통화·이념에 적용할 수 있는, 놀라울 정도로 유연한 귀금속이자 상품이자 화폐다. 이러한 특성은 과거 수 세기 동안 입증돼 왔고, 새로운 가상화폐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지금 또다시 증명되고 있다.


올해 금 가격은 온스당 2600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30% 이상 급등했지만,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이 10만달러를 돌파했다는 소식만큼 언론의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중 훨씬 더 중요한 것은 금값 상승이다.


그 이유는 중앙은행의 매수가 최근 금값 상승의 상당 부분 또는 대부분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적통화금융기구포럼(OMFIF)은 최근 거래플랫폼 골드 리퍼블릭 등과 공동으로 낸 보고서에서 "금이 이제 전 세계 중앙은행들 사이에서 궁극적인 안전자산으로 다시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이 사실은 각국 중앙은행이 공적 보유자산을 비트코인을 비롯한 기타 가상화폐로 다각화하는 데 적극적이라는 가상화폐 옹호가들의 주장을 반박한다. OMFIF 보고서는 지난 200년간 금 보유 추세를 최근 상황과 비교해 중앙은행들이 역사적 패턴으로 돌아가 안전자산으로서의 금의 역할을 재확인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전쟁은 금 매수에 나선 중앙은행의 수가 급격하게, 그 자체적으로 계속 증가(self-feeding increase)하도록 한 원인으로 꼽힌다.


이러한 추세는 미국 달러 기반의 국제 통화질서를 대체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하는 중국, 러시아, 기타 국가들을 넘어 훨씬 광범위하게 확산했다. 자산 다각화 욕구, 달러의 장기적 역할 약화를 둘러싼 우려 속에서도 체코, 헝가리, 아일랜드, 폴란드, 카타르, 싱가포르의 중앙은행들은 터키, 인도와 같은 전통적 금 매수자들과 함께 금 매입을 늘렸다.


상당한 지적 능력과 전문적 경험을 갖춘 인재들을 확보한 중앙은행이 단기간에 대규모 준비자산으로 금이 아닌 가상화폐를 추구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은 다소 순진하게 보인다. 하지만 가상화폐 지지자로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둔 미국은 이 사실을 전혀 염두에 두지 못하는 것 같다. 이는 미국이 세계 최대 공식 금 보유국 중 하나라는 점을 고려할 때 기묘하다.


이러한 주장을 펼치는 이들은 금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비트코인의 가치를 올리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들은 금이 매우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반면 가상화폐는 불과 15년 전인 2009년 비트코인 출시와 함께 처음 등장했다.


오랜 기간 인류가 장식, 화폐, 가치 저장 수단으로 활용해온 금은 그 역사 속에서 놀라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자, 사실상 파괴할 수 없는 불변성을 확인시켜줬다. 다른 귀금속들도 이러한 특성 일부를 갖고 있지만, 금만큼 강력하지는 않다. 비트코인의 경우 이런 특성을 갖고 있지는 않다.


금의 매력이 급격히 치솟은 이유는 이것으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많은 중앙은행이 금을 선호하는 이유는 오히려 미국 달러화의 무기화 때문이다. 미국 달러화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영국 파운드화가 그 책임을 내려놓으면서 세계 기축통화로 자리 잡았다.


OMFIF 보고서에 따르면 중앙유럽 지역의 중앙은행들 사이에서 금이 새롭게 인기를 얻게 된 또 다른 배경은 대차대조표 보호 수단으로서 금의 유용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한 국가의 공식 외환보유고에 금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해당 국가의 국제적 이미지를 강화시킨다.


또 다른 요인은 미국이 비트코인을 활용해 35조달러 규모의 국가부채를 일부 상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퍼뜨린 트럼프 당선인의 급진적 행보를 둘러싼 기대감이다. 중앙은행 당국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혼란에 빠진 글로벌 환경, 예측 불가능성을 특성으로 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 등이 맞물려 금이 금융 혼란 속 수혜자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 출신인 경제학자 모하메드 엘 에리언은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 미국 달러화가 지배하는 준비자산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러한 추세가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질서 관리에 대한 우려, 미국 통화를 우회하는 금융시스템을 찾고자 하는 관심 등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 재무부는 범죄 네트워크, 악성 국가, 테러 조직을 상대할 때 달러의 힘을 이용해 왔다. 그리고 이제 브릭스(BRICS) 국가들이 금을 무기화할 수 있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여러 중앙은행에서 금 보유량이 급증함에 따라 더 이상 미국 달러화에 의존하지 않는 대체 시스템의 부상을 도울 수 있다. 이 시스템이 중국 위안화를 중심으로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이미 중국은 자국 통화로 양자 무역의 약 절반을 수행하고 있다.


금은 전통적인 달러화 기반의 거래 메커니즘을 우회한 국제 거래 결제에도 쓰일 수 있다. 세계 원자재 무역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브릭스 국가들의 경우, 서방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새로운 다극적 금융환경을 구축하는 데 이러한 부분이 도움이 될 것이다.


내 견해는 지난달 비트코인 가격 급등이 중앙은행의 권위,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정성에 미칠 잠재적 위험을 강조한다는 글을 쓴 나의 전 동료 존 플렌더와 일치한다. 가상화폐 열풍(Cryptomania)은 위험한 고민거리이며, 특히 공공의 책임이 큰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때 더욱 위험하다.

[SCMP 칼럼]중앙은행이 금 대신 비트코인 선택? 순진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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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로울리

亞지역 경제 및 금융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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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칼럼 ‘Central banks forsaking gold for bitcoin would be height of folly’를 아시아경제가 번역한 것입니다.


※이 칼럼은 아시아경제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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