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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시]구정아 '오도라마 시티' 귀국보고전·김성환 개인전 'Ua a‘o ‘ia ‘o ia e ia' 外

시계아이콘03분 04초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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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이주의 전시는 전국 각지의 전시 중 한 주간 만나볼 수 있는 다양하고 매력적인 전시를 정리해 소개합니다.

▲'구정아ㅡ오도라마 시티'의 귀국 보고전 = 아르코미술관은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 한국관에서 선보인 '구정아ㅡ오도라마 시티'의 귀국 보고전을 개최한다.

[이주의 전시]구정아 '오도라마 시티' 귀국보고전·김성환 개인전 'Ua a‘o ‘ia ‘o ia e ia' 外 KOO JEONG A - ODORAMA CITIES, Korean Pavilion 2024, La Biennale di Venezia, Installation view, Courtesy of Pilar Corrias, London, and PKM Gallery, Seoul, ⓒMark Bl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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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설희(덴마크 쿤스트할 오르후스 수석 큐레이터)와 야콥 파브리시우스(덴마크 아트 허브 코펜하겐 관장) 공동 예술감독이 기획한 이번 귀국전은 구정아 작가의 한국관 전시를 보다 입체적인 각도에서 바라보는 개인전이다.


전시 제목 ‘오도라마’는 향을 뜻하는 ‘오도(odor)’에 드라마(drama)의 ‘라마(-rama)’를 결합한 단어이다. 구정아는 후각과 시각을 공감각적 매체로 하여, 가시와 비가시의 경계를 탐구하고 두 세계 너머의 열린 가능성을 제시한다. 그리고 공개 모집한 사연을 통해 소통과 우연, 공간과 관람객 사이 에너지 연결에 집중한다.


600여 편의 향기 메모리와 17가지 향으로 구성된 이번 귀국전은 냄새와 향기가 기억에 작용하는 방식을 공간적 조우의 다양한 뉘앙스를 통해 살피며, 우리가 공간을 회상하는 방식을 탐구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여러 장소에 거주하며 활동하는 작가 구정아는 부서지거나 사라지기 쉬운 일상의 장면과 사물의 특성을 포착하여 평범함의 시적인 측면을 일깨우는 작업으로 국제무대에서 꾸준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주의 전시]구정아 '오도라마 시티' 귀국보고전·김성환 개인전 'Ua a‘o ‘ia ‘o ia e ia' 外 KOO JEONG A - ODORAMA CITIES, Korean Pavilion 2024, La Biennale di Venezia, Installation view, Courtesy of Pilar Corrias, London, and PKM Gallery, Seoul, ⓒMark Blower.

겉보기에는 평범하지만 동시에 섬세하고도 명징한 그의 작업은 향, 드로잉, 회화, 조각, 설치, 무빙 이미지, 건축 프로젝트, 시, 소설 등 다매체를 아우르며 현실과 비현실, 존재와 비존재의 경계 너머를 지향한다. 대부분 작업은 우리 세계의 상상과 실제의 한계에 의문을 제기하는 장소 특정적인 환경에서 구상되며, 장소와 사람들 사이 존재하는 에너지의 연결과 그들의 만남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기회를 탐색한다. 전시는 2025년 3월 23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동숭길 3 아르코미술관.


[이주의 전시]구정아 '오도라마 시티' 귀국보고전·김성환 개인전 'Ua a‘o ‘ia ‘o ia e ia' 外 김성환, 〈By Mary Jo Freshley 프레실리에 의(依)해〉, 2023, 스틸컷. H.264 QuickTime 2160p on SSD, 16:9, 컬러, 사운드(스테레오), 14분4초. [사진 = 작가 제공]

▲김성환 개인전 'Ua a‘o ‘ia ‘o ia e ia' = 서울시립미술관은 2025년 3월 30일까지 약 100일간 서소문본관에서 김성환 작가의 개인전 'Ua a‘o ‘ia ‘o ia e ia 우아 아오 이아 오 이아 에 이아'(그가 그에게 배웠다. 배웠다 그에 의해 가르침을)를 선보인다.


서울시립미술관의 동시대 한국미술 대표작가 연례전(2021년 이불, 2022년 정서영, 2023년 구본창)의 일환으로 기획된 이번 전시는 건축, 영화, 음악, 문학 등 다양한 매체를 결합하여 사회적 구조와 그 안의 기억, 역사, 심리적 흔적을 탐구해온 김성환 작가의 첫 대규모 개인전이다. 국내보다는 국제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작가의 작품세계를 국내에서 조명하는 자리로 그 의미가 크다.


전시는 작가가 2017년부터 진행해온 다중 연구 연작 '표해록(A Record of Drifting Across the Sea)'을 중심으로, 디자인, 평면, 영상, 움직임, 출판 등 다채로운 신작을 포함한다. 작품은 근대와 식민이라는 역사적 맥락을 구체적인 사건과 인물의 서사와 결합해 추상화된 구조와 체계로 제안한다. '표해록'은 20세기 초 조선에서 하와이를 거쳐 미국으로 이주한 미등록 한인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태평양을 횡단한 초기 이민자들의 서사를 다층적으로 직조하는 프로젝트다. 부재한 역사적 서사를 통해 제도와 지식의 관계를 탐구하며, 하와이를 표류지로 설정해 수많은 서사를 펼친다.

[이주의 전시]구정아 '오도라마 시티' 귀국보고전·김성환 개인전 'Ua a‘o ‘ia ‘o ia e ia' 外 김성환, 〈표해록(A Record of Drifting Across the Sea) 프로덕션 스틸, 2021, 가변 크기. [사진 = 작가 제공]

이번 전시는 새로운 형식으로 관객과 소통한다. 전시 기간 작품은 변화와 갱신을 거듭하며, 제작 과정 일부를 관객에게 공개한다. 이를 통해 관객은 완성된 작품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작가의 사유가 작품으로 형성되는 과정을 목격하게 된다. 이러한 전시 방식은 경험과 목격을 강조하며, 정보와 앎의 형성 과정을 체험하도록 유도한다.


'표해록'은 2021년 광주비엔날레 GB커미션에서 처음 소개된 후, 2022년 하와이 트리엔날레, 2023년 네덜란드 반아베미술관 개인전, 2024년 독일 ZKM 개인전을 통해 꾸준히 확장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러한 작업의 확장성과 변주를 반영해, 전시 공간 일부를 작가의 편집실 겸 스튜디오로 활용한다. 이 공간에서 영상, 글, 대화, 소리, 움직임이 교차하며 하나의 작품으로 형성되는 과정을 관객이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신작 'By Mary Jo Freshley 프레실리에 의(依)해'(2023)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이 작품은 '표해록' 시리즈의 두 번째 비디오로, 관객에게 새로운 시각적·사유적 경험을 제공한다. 전시는 2025년 3월 30일까지, 서울시 중구 덕수궁길61 서울시립미술관.

[이주의 전시]구정아 '오도라마 시티' 귀국보고전·김성환 개인전 'Ua a‘o ‘ia ‘o ia e ia' 外 라흰갤러리 노상호, 이영욱, 정영호 작가의 3인전 '호모 나랜스 Homo Narrans' 전시전경. [사진제공 = 라흰갤러리]

▲노상욱·이영욱·정영호 3인전 '호모 나랜스' = 라흰갤러리는 노상호, 이영욱, 정영호 작가의 3인전 '호모 나랜스 Homo Narrans'를 진행한다.


우리는 유인원에서 인간으로 진화하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 서사적 동물, 이른바 ‘호모 나랜스(Homo Narrans)’라 불린다. 하지만 정보의 빅뱅 시대에 접어들며 이야기를 듣고 전하는 데 필요한 우리의 주의는 점차 파편화되었고, 이는 곧 ‘이야기의 위기’를 초래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기획된 **《호모 나랜스》**는 파편화된 이야기 속에서 자기 자신을 보존하며 동시대의 이야기를 새롭게 발굴하려는 증언의 장(場)을 제시했다.


노상호 작가는 그의 대표 연작 ‘The Great Chapbook’과 ‘Holy’ 시리즈를 통해 디지털과 아날로그 사이를 횡단하는 우리의 현실을 탐구했다. 작가는 자극의 홍수 속에서 점차 둔감해지는 우리의 감각을 즉물적으로 표현하며, 관객이 이러한 자극에 대응하는 의식을 지속해서 추동하도록 유도했다. 그의 작업은 넘쳐나는 정보와 감각 속에서 우리의 의식이 어떻게 흔들리고 있는지를 시사한다.


이영욱 작가는 주변 환경의 자극적이고 말초적인 모습에 주목했다. 그는 이를 ‘조작된 형태’로 확장한 반복적인 형상 속에 담아냈다. 그의 작업은 현대 사회가 만들어낸 단면을 성찰하며, 그 속에 존재하는 자신의 모습과 이야기를 진솔하게 드러냈다. 관객은 그의 작품을 통해 감각적 자극과 내면적 성찰의 갈등을 마주하게 된다.

[이주의 전시]구정아 '오도라마 시티' 귀국보고전·김성환 개인전 'Ua a‘o ‘ia ‘o ia e ia' 外 라흰갤러리 노상호, 이영욱, 정영호 작가의 3인전 '호모 나랜스 Homo Narrans' 전시전경. [사진제공 = 라흰갤러리]

정영호 작가는 시대의 감각과 정서가 발화되는 양상에 집중한 ‘Double Retina’ 작업으로 화면 속 세계와 현실 사이의 미묘한 경계를 탐구했다. 그의 작품은 기술로 건설된 이미지가 우리의 인식 체계를 얼마나 쉽게 동요시키는지를 드러낸다. 정영호는 이러한 취약한 인식 구조를 스토리보드 형식으로 통합해, 관객에게 화면 속 세계와 현실 사이의 불안정한 동행을 생생히 체감하게 한다.



전시는 단순히 이야기의 위기를 진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작품으로 풀어내며 관객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낼 단초를 제공한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자극과 성찰, 현실과 화면이라는 다양한 경계를 넘나드는 세 작가의 작업은 우리의 시대를 반영하는 한편, 그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이야기를 재구성하고 지속할 수 있는지를 탐구하도록 이끈다. 결국 전시는 우리가 잃어버린 이야기와 그에 필요한 집중력을 다시금 상기시키며, 호모 나랜스로서의 우리의 정체성을 되돌아보게 하는 의미를 관객에게 선사한다. 전시는 2025년 01월 18일까지,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50길 라흰갤러리.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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