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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P 칼럼]고조되는 美·中 무역전쟁 속 중국이 할 수 있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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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기 무역전쟁 효과 없어…적자 여전
中, 경제 성장 동력 수출→소비로 전환해야

[SCMP 칼럼]고조되는 美·中 무역전쟁 속 중국이 할 수 있는 일 웨이젠 산 PAG 회장. SC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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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 부과 계획을 밝히며 대(對)중 무역 전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2018년부터 시작된 현재 관세 체계가 미국의 무역 적자를 줄이고 중국의 경제 성장을 억제하려는 명시적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음에도 그렇다. 실제로 관세는 중국산 제품에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게 해서 미국 소비자들에게 타격을 입혔다.


이는 글로벌 무역 패턴을 바꿨을 뿐이다. 미국 전체 수입에서 중국으로부터의 직접 수입은 20%에서 15%로 감소했다. 일부 생산은 중국에서 동남아시아, 인도 및 기타 지역으로 이전됐다. 이들 국가 중 일부는 미국으로의 수출을 크게 늘렸지만, 현재 중국에서의 중간재 수입은 미국으로의 수출을 훨씬 초과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중국 수출이 세계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약 13%에서 2021년 15%로 늘었다. 중국이 글로벌 제조업 부가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7%에서 30%로 증가했다. 미국의 무역 적자는 2018년 5900억달러(약 835조원)에서 2022년 9700억달러(약 1373조원)로 늘었고, 국내총생산(GDP)의 2.9%에서 3.8%로 확대됐다.


무역 전쟁의 첫 번째 라운드는 효과가 없었다. 비슷한 가격으로 수입품을 대체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 없다면 소비자는 필연적으로 관세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관세가 효과적이 되려면 미국이 내부에서 또는 다른 곳에서 비슷한 가격에 대체품을 찾을 수 있는 수입품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


이는 정확히 중국이 미국의 관세에 대응해 자체적으로 관세를 부과하며 보복해온 방식이기도 하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중국은 기본적으로 곡물이나 랍스터 같은 원자재 유형 상품으로 쉽게 대체할 수 있는 미국산 제품에만 관세를 인상했다. 미국산 의약품이나 항공기에 부과하는 관세는 인상하지 않았다. 따라서 중국 소비자들은 일부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에도 불구하고 수입품에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이 무역 전쟁을 벌이더라도 무역 적자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무역 적자는 미국의 저축 부족을 반영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수십년간 해온 것처럼 총소득을 초과해 지출하는 한 무역 적자는 지속될 것이다.


무역 전쟁이 격화하면서 중국은 수출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필수적이 됐다.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몇 년간 그 과정은 반전됐다. 중국의 GDP 대비 수출 비율은 2006년 36%로 정점을 찍었다. 2019년엔 약 18%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작년에는 다시 약 20%까지 올라갔다. 이는 중국의 국내 소비 성장이 2020년경부터 정체됐기 때문이다.


작년 민간 소비가 중국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39%에 불과했다. 반면, 미국은 68%였다. 내수 부진은 중국 경제성장률을 둔화하고, 중국 기업들이 더 많이 수출하게 만들어 많은 중국 무역 파트너국들의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무역 전쟁이 격화하면서 이러한 수출 의존형 성장 모델은 더욱 위태롭게 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경제 성장 동력을 국내 소비로 전환하기 위해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민간 소비 성장은 주택 가격 하락과 주식 시장 침체 장기화로 압박을 받아왔다. 이 두 요인이 결합해 가계 지출에 역자산효과를 초래하면서 가계는 현금을 비축하는 경향을 보이게 됐다.


중국의 은행 예금은 2020년 이후 급증해 연 13.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연간 가처분 소득증가율 5.9%의 두 배가 넘는다. 가계 예금은 2022년 2조6000억달러(약 3679조원), 2023년 2조4000억달러(약 3396조원), 그리고 올해 1~3분기 1조7000억달러(약 2405조원) 증가했다. 총 21조4000억달러(약 3경266조원)로 작년 중국 GDP인 18조달러(약 2경5457조원)보다 더 크다. 이는 엄청난 잠재적 구매력이다.


부동산 위기는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정책으로 인한 것이다. 베이징과 상하이 같은 주요 도시는 주택 구매를 여전히 제한하고 있다. 이는 한때 호황을 누렸던 부동산 시장을 냉각시키기 위해 고안된 조치다. 지난 9월 말 중국이 주택 부문을 안정시키기 위한 정책 전환을 예고한 이후 중국 전역에서 주택 판매가 급증했다.


중국은 경제 성과를 높일 수 있는 충분한 정책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 통화 정책을 완화할 여지가 있다. 세계 주요 경제국 중 디플레이션 압력으로 인한 실질 이자율(인플레이션에 맞춰 조정된 명목 이자율)이 가장 높다. 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해야 하는 예금 비율은 약 7%로, 0~1%인 미국, 유럽연합(EU), 일본보다 높다.


이 비율을 1%포인트 낮추면 약 2800억달러(약 396조원)의 유동성이 시장에 공급될 것이다. 중국은 재정 측면에서도 확장할 여지가 매우 크다. 방대한 국유자산을 보유한 덕분에 정부 대차대조표가 순자산 포지션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는 순부채 포지션인 다른 주요 경제국과 대조적이다.


중국은 경제를 활성화하고, 신뢰를 높이며, 기대를 반전시키고, 경제 성장을 더 높은 궤도로 끌어올리기 위해 보다 과감한 통화 및 재정 정책을 취해야 한다. 전반적인 국내 수요, 특히 민간 소비를 늘리면 중국은 수출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수입을 확대할 수 있다. 이는 모든 무역 파트너들에게 매우 좋은 소식이 될 것이다.


웨이졘 산 PAG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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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칼럼 ‘What China can do to make the best of an escalating US trade war’를 아시아경제가 번역한 것입니다.


※이 칼럼은 아시아경제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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