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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정 회계사 84명, 금융당국 상대 '트럭시위'…22년만에 단체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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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정 회계사 단체행동은 22년만
금융당국 예측실패로 '취업대란' 발생
회계법인 아닌 일반기업도 취업 어려워
한공회 대응분주…금융위 "실무수습 지원 검토"

신규 회계사들의 '취업 대란'이 금융당국을 겨냥한 단체행동으로 번지고 있다. '미지정 회계사'들이 당국을 상대로 '트럭시위'에 나선 것이다. 이들이 단체로 모여 실력행사에 나선 것은 22년 만에 처음이다. 미지정 회계사란 공인회계사(CPA) 시험에 합격하고도 수습기관을 찾지 못한 회계사를 뜻한다.


31일 '공인회계사 합격자 미지정 문제 해결 촉구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에 따르면 미지정 회계사 84명은 29일과 30일 금융위원회를 시작으로 31일 금융감독원, 11월4일 감사원까지 총 4차례에 걸쳐 트럭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비대위는 "회계사 선발인원 결정과정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 요청에 대해 금융위가 '공정한 선발'이라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거부했기 때문에 시위에 나선 것"이라며 "어떠한 과학적 또는 합리적 근거 없이 결정된 사항이었음을 자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수습처 구직 난항에 대해 정부의 문제 해결을 촉구한다"고 했다.


금융위는 시험 선발인원 결정, 금감원은 시험을 관리하는 기관이다. 감사원은 2023년 선발인원 결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기관이다. 감사원의 지적을 의식해 금융위가 선발인원을 과다하게 늘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


"일반 기업 가면 되잖아?" vs "현실 모르는 헛소리"
미지정 회계사 84명, 금융당국 상대 '트럭시위'…22년만에 단체행동 미지정 회계사가 금융위 상대 '트럭시위'를 진행하고 있다(왼쪽). 오른쪽은 시위 비용을 톡방을 통해 모금한 모습. 제공자의 요청으로 톡방과 이름은 블러 처리했다.[사진제공=비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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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재수생까지 고려하면 미지정 회계사 규모가 3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시험에서 역대 가장 많은 1250명이 시험에 합격했지만 4대 회계법인 채용 규모는 842명에 불과해 '역대급 차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로컬까지 고려해도 회계법인이 수용할 수 있는 규모를 한참 넘었다. 300명은 업계 매출 8위(2023 회계연도 기준) 신한회계법인이 보유한 회계사 숫자(298명)와 맞먹는 규모다.


올해 CPA 시험이 치러지기 전부터 당국이 수요예측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업계에 따르면 22년 전인 2002년에도 당국의 수요예측 실패로 미지정 회계사가 속출했으며, 단체시위 등에 나선 적이 있다. 262명의 공인회계사 합격자가 헌법소원도 제기했다. 최대 2년의 수습 실무를 의무로 규정한 공인회계사법 때문에 직업의 자유와 행복추구권, 형평성을 침해받았다는 이유였다. 당시 합헌 결정으로 현재까지 실무 규정은 유지되고 있다.


비대위에 참가한 미지정 회계사들은 단톡방을 통해 트럭시위를 준비했다. 트럭 임차료는 약 2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백수인 이들이 한푼 두푼 모은 것이다. 일부 매체를 통해 흘러나온 "일반 기업이나 공공기관 등에 취업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금융위의 입장도 이들을 자극했다. 비대위는 "실제로 비회계법인, 즉 일반기업에 원서를 내고 있는 비대위 관계자들은 서류탈락, 면접탈락 등을 경험하고 있다"며 "회계사 합격자라는 신분이 오히려 채용에 방해 요소가 된다는 의견이 많다"고 했다.


"배부른 소리? 배부른 적도 없다"
미지정 회계사 84명, 금융당국 상대 '트럭시위'…22년만에 단체행동

일각에서는 "CPA는 국가고시가 아닌 일개 자격증 시험일 뿐인데 취업을 보장해야 하느냐" "전문직인데 배부른 소리 아니냐"는 차가운 반응도 나온다. 황병찬 한국공인회계사회(한공회) 청년부회장은 "수습이 지나야 비로소 전문직으로 인정받는 회계사 제도의 특성과 준공공재나 다름없는 감사업무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해서 나오는 반응"이라며 "배부른 적도 없는 백수에게 돌을 던지는 격이며 기존 회계법인도 빅4를 제외하면 인식과 달리 처우가 좋은 것은 아니다"고 했다. 그는 "일반 기업의 회계사 수요가 충분하다는 금융당국의 주장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며 "3년 이상 트레이닝을 받은 회계사가 아닌 수습 회계사를 받아줄 기업은 거의 없다"고 했다.


황 부회장에 따르면 빅4의 경우 퇴사율은 역대급으로 낮아지고 있으며 업황 둔화까지 겹쳐 신입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높아진 이직 난이도에 빅4로의 재취업을 노리는 로컬법인 회계사도 잔류하는 경우가 많아지며 로컬 역시 새로운 인원을 뽑을 유인이 사라지고 있다. 황 부회장은 "현재 선발 규모를 유지한다면 수년 후에는 미지정 회계사 숫자가 연간 합격인원과 맞먹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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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공회는 취업 대란 사태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최운열 회장이 회계법인을 돌아다니며 "수습 회계사에게 기회를 달라"며 호소하고 있으며, 한국회계학회에 수요 관련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용역을 근거로 11월 예정된 내년 선발인원 결정에 최대한 업계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상황을 모니터링 중"이라며 "필요하다면 연내 실무 수습을 지원하는 방안도 한공회와 검토 중"이라고 했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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