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담비율, 국민세금 78.5%·농협 '0%'
“농협 분담률 높여 농민 부담 덜어줘야”
농기계 운행이나 농작업 중 사고로 발생하는 손해를 보장하는 ‘농기계 종합보험’이 농협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안전보장을 위한 필수보험으로 꼽히는 농기계 종합보험은 여타 보험에 비해 농업인 분담률이 높은 데다 전체 보험의 평균 영업이익률 역시 높기 때문이다. 농민을 위한 보험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농협 배 불리는 보험’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18일 더불어민주당 문금주 의원(고흥·보성·장흥·강진)이 농협손해보험으로부터 제출받은 ‘농기계 종합보험 영업이익 현황’을 분석한 결과, 최근 4년간 농기계 종합보험 영업 이익금은 400억원에 이르고, 평균 영업이익률은 14.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영업이익률은 2020년 10.0%, 2021년 21.4%, 2022년 17.4%, 2023년 9.1%로 파악됐다.
농기계 종합보험은 농기계 운행·농작업 중 사고 시 인·물적 피해를 보장한다. 지원가입 대상 기종은 경운기·트랙터·콤바인·승용이앙기 등 12종이며, 농업경영체에 등록한 만 19세 이상 농업인과 농업법인이면 누구든 가입할 수 있어 농업인들 사이에선 필수보험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농기계 종합보험을 농협손해보험의 전체 보험과 비교해 보면, 농기계보험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전체 보험의 평균 3%와 비교해 무려 4.8배나 높다. 최근 4년간 농협손해보험의 전체 영업이익은 2020년 1.4%, 2021년 2.6%, 2022년 3.1%, 2023년 4.8%로 집계됐다.
농협손해보험의 ‘효자 상품’이라 할 수 있는 농기계 종합보험료의 구성 비율은 농협의 톡톡한 수입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기준 농기계 종합보험 분담 비율은 △국비 47.9% △지자체 30.6% △농업인 21.4% △농협 0.1%였다. 결국 국민 세금 78.5%가 투입되는 사실상 공적 보험의 성격이 강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농협이 지원하는 지원금 비율은 ‘0%’에 가까워 농협이 국민 세금을 밑천으로 장사에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비슷한 공적 보험 성격을 지니고 있는 ‘농업인 생활안정보험’의 분담 비율만 놓고 볼 때도 농협의 지원금 비율은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농업인 안정보험 분담 비율은 △국비 48.7% △지자체 26.2% △농업인 14.7% △농협 10.4%로 농업인 부담을 경감시켜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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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의원은 “다른 상품은 몰라도 농기계 종합보험만큼은 돈벌이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며 “농협 지원금 분담률을 높이고, 농업인 부담은 낮춰 농민들의 보험료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호남취재본부 강성수 기자 soo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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