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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집값이 내리면 출산율은 올라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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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집값이 내리면 출산율은 올라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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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이 조금씩 잡히고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 고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에 대해 평가했다. 끝을 모르고 치솟던 서울 집값의 상승 폭이 줄고 거래가 감소했다. 그의 기대처럼 집값은 하향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지 모른다. 올 한 해 급등했던 집값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지 여부는 관전 포인트다. 특히 저출생 해결에 있어 집값 안정화는 우선 과제다.


집값이 오르면 출산율은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결혼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주거지가 필요하다. 집값이 너무 오르면 결혼을 미루게 된다. 아직 우리나라의 통념상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니 올해처럼 집값이 계속 뛴다면 앞으로 출산율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집값이 1% 오르면 7년간 출산율이 0.014명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국토연구원, 2023)도 있다. 올해 일부 기업들이 출산 가구에 1억원을 지원한다거나, 아파트를 준다거나 하는 등의 장려책을 펼치는 것은 이런 측면을 공략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집값과 출산율이 이런 관계라면 집값이 진정 국면에 접어든다는 것은 환호할만한 일이다. 집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줄었으니 결혼하는 가구가 늘어야 하고, 아이를 낳는 이들도 많아져야 한다.


그런데 실상은 이런 상관관계로 나타나지 않을 것 같다. 집에 대한 경제적 부담으로 본다면 이미 집값은 ‘영끌(영혼까지 끌어올려)’을 해야 할 정도로 뛰었다. 집값의 수준을 떠나, 앞으로 가격이 내려간다는데 집을 사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전셋값은 지난주까지 72주 연속 오르고 있어, 안정적인 주거 환경을 마련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


이미 ‘영끌(영혼까지 끌어올려)’한 가정이라면, 집값 하락은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국민 가계 자산의 60%가 부동산에 쏠린 우리나라의 특성상, 집값이 내려가면 경기도 내려앉는다. 단적으로 집값이 내려가 출산율이 오른다면 국가 차원의 저출생 대응책은 ‘원활한 주택 공급’ 하나면 충분하지 않겠는가. 유혜정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연구센터장은 "자가를 가진 일부 청년들은 집값 하락에 두려움이 있다"며 "집값이 내려간다고 해서 반드시 출산율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다만 집값 하락은 저출생 대응의 무게 중심을 집값에서 다른 분야로 옮길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보육 서비스 시장의 발달, 가족 친화적 제도의 도입과 확대, 성 역할에 관한 사회적 규범의 약화, 노동시장의 유연화 등 다양한 사회문화적 요인을 마련하는 데 힘쓴다면 저출생 문제를 더욱 다양한 각도에서 대응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지난 1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내놓은 ‘초저출산 원인 및 정책 효과 분석(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분석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에는 "최근 고소득 국가에서 여성 노동 참여율과 출산율 간 양의 상관관계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 같은 사회문화적 요인들이 영향을 준 결과라는 내용이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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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기 전에 정부가 준비해야 할 것은 이런 것이 아닐까. 집값 안정화와 함께, 일과 가정을 모두 지킬 수 있는 노동 환경을 마련한다면 ‘집값이 내리면 출산율이 올라간다’는 공식도 언젠가 성립하게 될 것이다.




황준호 건설부동산부장 rephwa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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