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리 등 전 차종에 적용
충전 인프라 제한적 상황
일본 도요타가 북미지역에서 판매하는 모든 차종을 하이브리드로 전환할 계획을 내부적으로 수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연기관 모델을 더 이상 내놓지 않겠다는 의미인데 계획이 실현되면 휘발유만으로 가동하는 자동차를 없애는 첫 기업이 될 전망이다.
16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도요타는 북미지역 판매 차종을 하이브리드로 구성할 방침이다. 이미 캠리의 연식변경모델(2025년형)의 경우 북미에선 하이브리드 모델만 팔고 있다. 수요가 꾸준한 랜드크루저, 시에나 같은 차종도 하이브리드만 나온다. 현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량 상위권인 라브4 역시 내년 이후 비슷한 판매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 이미 북미권 판매량 가운데 절반가량을 하이브리드 모델이 차지하고 있다.
이런 전략 변화는 하이브리드차량이 시장의 주류로 떠오른 것과 관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하이브리드는 순수전기차 시대로 전환하기 앞서 과도기에 쓰일 법한 방식으로 취급받았으나 최근 들어 전기차 수요가 주춤하면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배터리 화재도 이런 분위기에 한몫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을 앞세운 도요타는 올해 들어 미국 내 최다 판매 완성차 제작사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와 2022년에는 제너럴모터스(GM)가 1위였다. 미국은 일자리 감소 등을 이유로 탄소배출 저감계획을 당초 일정보다 다소 완만하게 하는 쪽으로 바꿨다.
시장조사기관 S&P글로벌에서 바이오연료 등을 컨설팅하는 후안 사코토 부사장은 최근 북미 완성차 시장 특징에 대해 "도요타 캠리는 지금도 미국에서 많이 팔리는 세단 가운데 하나지만 내년 이후 더 큰 성장세가 예상된다"면서 "전기차 수요는 주춤한데 하이브리드를 찾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가 필수재로 꼽히는데 일부 대도심을 제외하면 여전히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만큼, 현시점에서 순수전기차를 택하는 소비자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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