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자립지원 마스터플랜'… 4대 분야 총 1065억 투입
주거비 외 재능 개발비 월 30만원… 중고생엔 1대 1 진로설계
양육시설 13세 이상 아동 '1인1실' 마련… ADHD 치료기관 신설
자립 이후에도 지원 유지… 민간후원 활용한 'SOS자금' 마련
서울시가 아동양육시설이나 위탁가정의 보호를 받다가 독립하는 자립준비청년들에게 매달 20만원의 주거비를 지원한다. 또한 취업 성공시에는 50만원의 축하금을 주고 'SOS 자금'을 마련, 긴급상황에 대비하기로 했다.
24일 서울시는 자립준비청년들을 위해 이같은 종합 지원책을 담은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마련해 발표했다. 현재 서울에 거주하는 자립준비청년은 1500여명 수준으로 매년 150명 정도가 사회로 나오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2021년 자립준비청년의 실질적인 자립 실현을 위한 지자체 최초의 종합계획(1단계)을 시작으로, 2022년 2단계, 2023년 3단계 강화계획을 내놨다.
이번 마스터플랜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5년에 불과한 '자립준비' 기간에만 한정됐던 지원을 '자립준비청년 전 단계'인 아동기부터 '자립지원 종료 이후'까지 확대했다. 또한 처한 상황은 제각각인데도 그동안 일률적으로 이뤄져 온 지원을 개개인 필요에 맞게 '맞춤형으로 전환했다. ▲꿈 찾고 키우기 ▲자립역량 기르기 ▲든든한 첫출발하기 ▲지역사회 함께하기 등 4대 분야, 30개 세부 사업으로 구성되며 5년간 투입할 예산만 총 1065억원에 달한다.
우선 자립준비청년들의 가장 큰 걱정인 주거 부문에 있어 실질적 혜택을 추가했다. 올해 자립정착금을 전국 최고인 2000만원까지 증액한 데 이어 내년부터는 월 최대 20만원의 주거비 지원을 시작한다. 지원 대상은 민간 전·월세, SH·LH 공공임대 및 기숙사 거주자이며 월 임대료, 보증금 대출이자, 기숙사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보호 종료 후 단체 상해보험 신규 가입을 지원해 갑작스러운 사고나 질병으로 인한 의료부담도 덜어주기로 했다. 병원에 가줄 사람이 필요한 자립준비청년을 위해 청년전담 동행 매니저가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로 동행해주는 서비스도 시작한다. 또한 취업역량 강화를 위해 민간기업, 공공기관과 연계해 취업상담~인턴십~취업까지 전 과정 지원하고 취업에 성공한 자립준비청년에게는 50만원의 '새출발 응원금'을 주기로 했다.
이들이 긴급 위기에 처할 상황을 감안해 민간후원금 등을 통해 'SOS 자금'을 미리 마련하기로 했다. 2028년까지 총 2억원의 자금을 마련한다는 방침으로 청년들에게 필요한 협력자원과 공공자원을 수시 연계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전반적인 지원 대상도 확대했다. 아동양육시설이나 그룹홈 등에서 생활하는 아동(초3~중3)들이 일찌감치 꿈과 재능을 찾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흥미·적성 전문검사를 신설하고 예체능 분야에 재능을 보이는 아동에게는 월 30만원의 레슨비를 지원한다. 중·고등학생 시기에는 구체적인 진로를 준비하도록 '1대 1 진로설계 컨설팅'을 운영한다. 전체 양육시설 아동 대상으로 '서울런'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고 유튜버, 미용·방송 분야 현직자 등 관심 분야 선배들을 만나 조언을 듣는 '전문가 멘토특강'도 주기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다.
아동양육시설에서 생활하는 13세 이상 아동들이 독립된 자기 공간을 가질 수 있도록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모든 시설에 '1인 1실' 거주공간을 마련하고 ADHD 같은 정서 치료가 필요한 아동을 위한 '서울아동힐링센터'도 내년부터 운영하기로 했다.
지금 뜨는 뉴스
서울시는 이번 마스터플랜의 구체적인 실현을 위해 서울시 자립지원전담기관의 인력을 확충하고 조직개편에 나서기로 했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실장은 "자립준비청년들이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부모의 마음으로 동행하겠다"며 "이들의 진정한 자립을 위해 어릴 때부터 소질과 적성을 고려한 세심한 돌봄을 펼치고 언제든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