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BOK경제연구 보고서
기대인플레 불일치 심하면 통화정책 효과 ↓
미래 물가상승률에 대해 경제주체 간 인식 차이가 클수록 통화정책의 효과가 약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22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BOK 경제연구, 기대인플레이션 불일치와 통화정책 파급효과'에 따르면 시장참가자(전문가) 간의 기대인플레이션 불일치 수준이 높아지면 통화정책의 효과가 약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대인플레이션이란 향후 물가상승률에 대한 경제주체의 주관적인 전망을 뜻한다.
이번 연구는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의 선행 연구 결과가 한국에서도 유효한지 분석한 것이다. 거시경제 조사기관인 컨센서스 이코노믹스가 2006년 1월~2023년 11월 기간 중 국내 경제연구소, 투자은행(IB) 등 전문가들을 통해 취합한 기대인플레이션 자료를 활용해 기대인플레이션 불일치를 산출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경제주체 간 기대인플레이션 불일치 정도가 높은 상태에선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 수준을 유의하게 낮추지 못했다. 즉 통화정책의 효과가 떨어진 것이다. 반면 불일치 정도가 낮은 상태에선 긴축적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낮추고 실물경기를 둔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향후 인플레이션 흐름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경우 전통적인 파급경로를 통한 통화정책의 효과가 이와 반대 방향으로 작동하는 신호 경로에 의해 상쇄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예를 들어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을 민간 경제 주체들이 '향후 경제가 탄탄할 것'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일 경우 (기대)인플레이션이 낮아지지 않고 오히려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기간별로 보면 기대인플레이션의 불일치 정도는 2009년에 가장 심했다. 이후 2016년까지 오름세를 유지하다가 2018년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 시기였던 2020년 이후에는 불일치 정도가 다시 상승했다.
2008~2011년, 2014~2017년엔 높은 기대인플레이션 불일치 구간에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2017년부터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작될 때까지 불일치성은 다시 낮아졌다. 보고서를 작성한 심세리 한은 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 과장은 "2024년 7월 현재 불일치성은 크게 높아지지 않고 낮아지는 추세를 유지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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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과장은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기대인플레이션의 수준뿐만 아니라 경제주체 간 불일치 정도도 낮출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며 "포워드 가이던스, 물가 목표 수렴 커뮤니케이션 등 시장참가자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기대인플레이션의 불일치 정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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