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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담(手談)]패배를 단련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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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여제' 최정 9단, 충격의 6연패
고통의 터널 앞에 선 최정, 어떤 길을 갈까
패배의 아픔, 단련한다면 인생의 성장

정상의 자리는 외로움을 동반한다. 타인의 부러운 시선과 시샘은 백지 한 장 차이다. 영광의 찬사 뒤에는 비수가 숨겨져 있다. 자기가 무너지기를 바라는 이가 얼마나 많을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어깨를 짓누르는 그 부담감을 견뎌내는 게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일상을 살아야 하는 이들. 정상에 선 자가 감당해야 할 현실이다.


문제는 승부의 세계에 영원함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떤 영역에서건 세월의 무게를 이길 수는 없다. 세월이 차면 언젠가는 정상의 자리에서 내려올 수밖에 없는 게 인간이다. 내려옴의 적기(適期)가 언제일지 알기가 어려울 뿐이다.


[수담(手談)]패배를 단련하는 법 프로바둑 기사 최정 9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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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인다는 것이 곧 몰락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패배를 기회로 삼아 자기를 더 단단하게 하는 이도 있다. ‘바둑 여제’ 최정 9단은 어떤 길을 걷게 될까. 지난달 중국에서 열린 제10회 황룡사배 세계여자바둑대회는 최정에게 시련을 안겼다. 누가 여자 바둑 최강인지를 가리는 그 대회에서 최정은 우승 0순위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대국이 거듭되면서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최정은 충격의 6연패와 함께 최하위 수모를 당했다. 지난 10년의 세월, 사실상 세계 여자 바둑을 평정한 그이기에 이번 결과는 충격이었다. 최정의 시련은 한국 바둑계에 우울함의 그림자로 다가왔다. 최정이 왜 그렇게 질 수밖에 없었는지, 기보를 찬찬히 복기하는 과정 자체가 바둑 팬들에게는 고통의 경험이다.


17일 한국기원에 따르면 최정의 통산 성적은 1133전 780승 353패다. 승이 패보다 두 배 이상 많기는 하지만, 천하의 최정도 353번 패배를 당한 경험이 있다. 패배는 고통이다. 겉으로 담담한 표정을 짓는다고 그 아픔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결국 자기가 감당해야 한다. 시련의 강을 타인이 대신 건너가게 해줄 수는 없다. 패배의 아픔을 이겨내고 자기를 단련할 줄 아는 사람이 인생의 성장을 경험한다.


[수담(手談)]패배를 단련하는 법 한국 여자 프로바둑 기사 최정 9단 [사진제공=한국기원]

그 교훈은 바둑의 세계만 해당하는 일일까. 패배와 시련은 살아가면서 누구나 경험한다. 그런 상황에 부닥쳤을 때 각자의 선택이 다를 뿐이다. 고통의 터널 앞에서 자기 길을 포기하면 꿈을 향한 동력도 상실한다.


그 선택이 눈앞의 고통에서 잠시 벗어나게 해줄 수 있을지는 모르나 살아가는 내내 자기를 따라다닐 회한으로 남을 수도 있다. 회한이 삶을 더 힘겹게 하는 이유는 기회를 상실한 뒤에 찾아오는 고통이기 때문이다. 후회해도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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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이런 선택을 해야 했는데”라고 나중에 후회하기보다 지금 눈앞에 놓인 고통의 터널에 과감하게 진입해 보는 것은 어떤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아직은 기회가 남아 있다는 의미임을 곱씹으면서….




류정민 사회부장 jmry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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