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국제업무지구 남은 과제는
구자훈 한양대 도시대학원 교수는 도시계획 전문가로 용산국제업무지구를 비롯한 서울 주요 개발사업 총괄계획가(MP)를 다수 역임했다. 그는 참여했던 여러 사업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사업으로 용산국제업무지구를 꼽는다.
구 교수는 "용산국제업무지구는 한두 개가 튀어서 멋있는 것이 아니라 다 맞아떨어졌을 때의 매력이 큰 곳"이라며 "그동안 평면적 지구단위계획만 수립해 왔는데, 기반 시설 설계부터 지하도로 등 재밌는 개념들이 많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구 교수는 일본 도쿄의 복합 개발 사례들을 보며 많은 영감을 얻었다. 구 교수는 지난해 4월 서울시가 MP단을 꾸린 후 개발계획 준비 작업에 참여해 왔다. 구 교수는 "개발계획을 어느 정도 완성한 후 지난해 10월 도쿄 미드타운(도쿄역), 시부야역 등을 방문해서 설명을 듣고 사례를 직접 확인했다. 그때 ‘우리도 실현할 수 있겠다, 용산도 멋진 도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을 방문하기 전까지는 개발계획들이 피상적으로만 다가왔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계획에는 시부야나 미드타운 등에서 본 것들이 다 반영돼 있었다. 실무진들도 일본을 다녀온 후 ‘원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일례로 시부야의 미야시타 공원은 인공지반을 만들어 지하공간을 활용하고, 3층에 옥상공원을 조성했다. 용산역에서 나와 3층 레벨로 연결되는 그린스퀘어를 ‘공중정원’으로 조성하는 아이디어와도 공통분모가 있다. 구 교수는 "큰 나무를 심는 공원이 아니라, 그늘을 만드는 공원의 개념이다. 그린스퀘어도 공중정원의 개념으로 보고 3층 레벨에서 공간을 확장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던 것"이라고 말했다.
남은 과제는 용산국제업무지구가 원활히 기능할 수 있도록 글로벌 기업과 국제기구 등을 유치하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의 아시아·태평양 지사 대다수가 싱가포르나 도쿄 등에 있는데 앞으로는 용산을 주목해야 한다는 의미다. 구 교수는 "한국도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지만 그동안 우리가 국제업무기능을 담아낼 기회가 없었다"며 "국제기구나 글로벌 기업 등을 용산으로 유치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준비도 중요하지만 인센티브 부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 교수는 용산국제업무지구 총괄MP를 필두로 서울시의 굵직한 개발 프로젝트와 관련해 방향을 제시하고 자문을 한다. 잠실 스포츠·MICE 복합공간 조성 사업의 협상위원장으로도 활동했고 창동·상계경제기반형 도시재생사업 총괄MP, 서울역 미래비전·정비구상 총괄MP, 서울혁신파크 총괄MP 등을 맡았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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