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목 후 남은 산림·농업 폐기물을 연료로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기연)은 광주 친환경연구센터 민경선 박사 연구팀이 잔가지와 칡덩굴 그리고 버섯 배지(버섯이 자라는 데 필요한 영양물질을 넣어 재배환경을 조성한 배양토로 수확 후 대부분 폐기)를 고체 바이오연료로 전환해 화력발전소 연료로 전환·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바이오매스는 목재, 임업 부산물을 파쇄·가공해 원통형의 작은 펠릿(pellet) 또는 칩 형태로 만들어 화력발전소 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이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원료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바이오매스 기반의 발전이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의 7%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본다.
초기 바이오연료의 원료로는 옥수수 등 식량자원이 사용됐다. 하지만 식량안보 문제가 불거지면서 최근에는 비식용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하는 기술을 연구하는 데 연구방향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현재는 대부분 톱밥으로 만든 목재 펠릿을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가열과 건조 기반의 반탄화 공정으로 바이오연료를 만드는 게 주된 방식인데, 이때 300도 이상의 고온이 필요한 점과 건조과정에서 열량이 손실되고 칼륨·나트륨 등 무기질이 발생해 설비가 부식되는 부작용이 생긴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건조 방식 대신 증기를 이용한 습식 공정을 개발해 무기질 발생을 줄이는 동시에 원료의 열량 손실률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
특히 그간 건식 반탄화 공정에 적용하기 어려워 폐기하거나 방치했던 벌목 부산물, 칡덩굴, 버섯 폐배지까지 바이오매스로 활용할 수 있게 돼 원료의 다변화를 가능하게 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공정은 기존 반탄화 공정보다 낮은 200도에 원료를 투입하고, 15분가량 증기에 노출함으로써 화학적 결합을 낮춰 분해가 쉬운 상태로 만들 수 있다. 이후 순간적으로 압력을 떨어뜨리면, 원료는 더 작은 입자로 나뉘어 펠릿 모양으로 만들기 용이해진다.
작은 입자가 된 바이오매스는 화력발전소에 사용할 수 있도록 장치에 넣어 펠릿 모양으로 압축한 후 마지막으로 펠릿이 최적의 성능을 내기 위해 화학적 조성, 온도, 압력, 지름과 길이 등 압축비를 각기 다르게 조합하면 고른 품질의 고효율 펠릿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실제 이 과정을 거쳐 생산된 바이오연료의 성분 분석에서는 온도와 시간이 증가할수록 연소 효율을 저해하는 헤미셀룰로오스, 무기물 함량이 감소하는 것이 확인됐다.
또 이를 통해 바이오연료의 고위 발열량은 최대 22.0 M/kg, 에너지 회수율은 최대 95%까지 증가해 증기 기반 습식 공정이 폐 바이오매스 활용에 가장 효과적인 공정이라는 점을 입증했다.
민경선 박사는 “바이오연료는 기후위기, 자원 고갈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에너지원으로 인정받는다”며 “농업, 산림폐기물을 화력발전소에 혼합해 사용할 수 있는 연료의 생산은 폐자원을 에너지원으로 업사이클링해 자원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에기연 기본사업과 광주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농업 공학 분야 저명 학술지 ‘Bioresource Technology’지에 게재됐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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