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펑 국무원 부총리 등 만날 듯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다음달 중국을 방문한다.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미·중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블룸버그 통신 등 현지 언론은 미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옐런 장관이 4월 중국에서 고위급 인사들과 회동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옐런 장관의 이번 방중은 지난해 7월 이후 9개월 만이다. 같은 해 2월 정찰풍선 사태로 양국 관계가 급속히 악화된 뒤 미국은 옐런 장관을 비롯해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 등을 중국에 급파해 대중 관계 개선을 추진했다. 11월에는 워싱턴 D.C.에서 미·중 정상회담까지 개최하며 양국 관계 관리 모드에 들어갔다.
옐런 장관은 중국 경제 정책을 담당하는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와 란포안 재정부장(장관) 등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폴리티코는 옐런 장관의 기존 발언을 통해 미·중 재무 라인의 회담 의제를 예측할 수 있다고 봤다. 앞서 옐런 장관은 지난해 12월 연설에서 미·중 고위급 대면 회담이 양국 관계를 책임 있게 관리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외환 거래의 투명성, 잠재적인 글로벌 은행 위기에 대한 미·중 공동 관리, 자금세탁방지 공조 등을 강조했다.
이번 회동은 오는 11월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만 분쟁, 반도체 등 대중 수출 규제로 악화된 미·중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미국은 대중 정책의 중심이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아닌 디리스킹(위험 제거)에 있다며, 핵심 기조 역시 '좁은 마당, 높은 울타리(Small Yard With High Fence)'로 분리할 건 분리하고 협력할 건 협력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중국 입장에서도 경기 진작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황에서 미국과의 소통을 통해 대중 견제의 칼날을 무디게 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폴리티코는 "고위급 대면 회동의 목표는 미국 대선 캠페인 열기 속에서 부각될 외교 정책 수사인 중국의 위협과 관련해 안정적인 양국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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