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옥포조선소 탐방기…언론사 최초 강화도함 승선
함정길이만 120m·잠수함 구조하기 위한 다양한 장비 탑재
북한은 지난해 5월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다. 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탑재한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의 최초 발사다. 결과는 실패였다. 2단 로켓 점화에 실패하면서 우주발사체는 전북 군산 어청도 서쪽 200여㎞ 해상으로 추락했다. 군은 잔해물 인양 작전에 돌입했다. 발사체 잔해만 찾는다면 북한 발사체의 제원과 성능을 밝혀낼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선두에 나선 3200t급 잠수함구조함(ASR)인 청해진함은 직경 2~3m, 길이 15m의 잔해를 바닷속에서 끌어 올렸다. 이 성과로 북한 발사체 부품 원산지 등을 밝혀냈다. 우리 해군은 청해진함과 함께 활약할 차기 잠수함구조함으로 ‘강화도함’을 올해 인도받는다. 언론사 최초로 강화도함에 승선하기 위해 최근 경남 거제시에 위치한 한화오션 옥포조선소를 찾았다.
옥포조선소 저 멀리 강화도함이 모습을 드러냈다. 시운전을 마치고 귀항 중이었다. 부두에 다가올수록 크기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함정 길이만 120m. 배수량 5600t을 자랑했다. 강화도함에 올라타니 가장 먼저 들어오는 것은 배 뒤편인 함미의 헬기 착륙장이었다. 침몰한 잠수함을 건져 올리고 환자를 이송하기 위한 장소다. UH-60 헬기 등 중형급 헬기를 탑재할 수 있다. 배 바닥은 모두 미끄럼 방지 페인트로 도색돼 있었다. 배 중간 부분인 센터 웰(Center Well)로 이동했다. 승용차 10여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닥이 열리면 구조장비를 내리고 올릴 수 있었다. 이 방식은 세계 두 번째로 적용한 방식이다. 파고 4m의 악천후에서도 500m 깊이까지 내려가 조난 잠수함의 승조원을 구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종래에 해군이 보유한 청해진함은 함미에 설치된 구조물로 잠수함을 끌어 올리기 때문에 파고 2m 이상의 악천후에서는 무게 중심을 잃을 수 있다.
김연신 수상함 프로젝트 관리(PM)팀장은 “강화도함이 위성 좌표를 설정하면 파고 4m의 기상에도 제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며 “배 중간에서 잠수함을 끌어 올리기 때문에 무게중심도 잃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화도함에는 잠수함을 구조하기 위한 3가지 장비가 장착된다. 심해잠수구조정(DSRV), 수중무인탐사기(ROV), 포화잠수체임버(PTC)다.
뒤쪽 문을 열고 들어가니 PTC가 눈에 들어왔다. 10m 둘레의 하얀색 철통처럼 생겼다. PTC 표면에는 심해에서 혼합산소를 만들 수 있는 산소통, 헬륨통 등이 장착됐다. 잠수부 2명이 탑승해 100m 깊이 바닷속에서 6시간가량 작업할 수 있는 양이다. PTC 내부에는 납덩어리가 들어있어 바닷속에서도 흔들림을 방지할 수 있다. 바로 옆에는 ROV도 대기 중이었다. 길이 2.5m, 높이 1.5m. ROV 앞에는 로봇팔도 달렸다. 사람이 작업하기 힘든 800m 이상의 깊은 바다에 들어가 잠수함 잔해 등을 건져 올린다. ROV 위에는 1m 크기의 원통도 달렸다. ROV 기체와 연결된 중계기로 ROV에 전원을 공급하고 ROV가 얻은 정보를 수상함에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센터 웰에서 배 앞쪽으로 문을 여니 DSRV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나왔다. DSRV는 ‘헌터 킬러’ 등 잠수함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서 자주 등장한다. 작은 잠수함처럼 생겼다. 잠수함의 출입구인 해치와 DSRV의 해치를 연결해 침몰한 잠수함 승조원들을 구조해낸다.
서기종 시운전 팀장은 “강화도함은 청해진함보다 성능 면이나 크기 면에서 두 배 이상 향상된 함정”이라면서 “그동안 쌓아온 함정 기술을 집약한 결과”라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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