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업계 어려움, 비효율 해결이 목표”
“변호사는 ‘광고’가 아니라 실질적인 ‘사건 수행 경험’으로 의뢰인에게 평가받아야 합니다. 전문성을 보여주는 데이터 말이죠. 변호사·의뢰인 사이 진정성 있는 만남의 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변호사 회원과 판결문을 확보한 엘박스가 잘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 도전했죠.”
리걸테크 기업 엘박스를 이끄는 이진(42·사법연수원 38기·사진) 대표의 말이다. 그는 김·장 법률사무소 출신으로 2019년 판결문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리걸테크 기업 엘박스 설립 이후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이 대표는 28일 ‘엘파인드(Lfind)’를 선보였다. 자신의 사건과 유사한 사건을 수행한 변호사를 의뢰인이 직접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다. 광고, 지인 추천 등이 아니라 판결문 속 정보에 기반한 변호사 찾기가 가능해졌다. 26일 역삼동 엘박스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변호사업계의 어려움이나 비효율을 해결하는 것이 제 목표”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판결문에 기반한 변호사 찾기’를 생각하게 된 계기는?
A. 변호사로 일하다 리걸테크 업계로 옮긴 뒤, ‘아는 변호사를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종종 받았다. 하지만 정보의 부족으로 그저 개인적인 네트워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답답했다. 이런 문제의식을 느낀 지는 오래됐다. 하지만 엘박스 설립 초기에는 메인 서비스인 ‘판례 검색 서비스’에 집중했고, 어느새 국내 최대 규모인 330만 건의 판결문이 확보됐다. 이제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개발에 나섰다. 주변 변호사들도 ‘객관적인 데이터로 평가받고 싶다’는 얘기를 자주 했다. 변호사업계가 공유하는 문제의식이고, 다량의 판례 데이터를 보유한 엘박스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 뛰어들었다.
Q. 변호사 광고와 엘파인드의 차이는 뭔가?
A. 광고의 경우 광고비를 집행한 변호사가 노출된다. 고객은 원하지 않아도 해당 변호사의 정보를 우선 접하게 된다. 엘파인드는 검색 서비스다. 의뢰인은 자신의 사건과 유사한 사건을 직접 검색하면서, 그 사건을 처리한 변호사를 찾아낸다. 관련성 높은 전문가를 직접 찾는다는 점이 중요한 차이다.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점도 광고와 다르다. 변호사는 엘박스를 유료로 구독하지 않아도 엘파인드에 자신의 프로필을 만들 수 있다. 프로필 생성에 동의하거나, 자신의 판결문을 등록하면 된다. 지난해 11월부터 서비스 정식 출시 전 사전등록을 받았는데, 이미 735명의 변호사가 등록했고 이들과 연결된 판결문이 약 4만5000건이다. 엘파인드를 이용하는 소비자도 따로 과금할 필요가 없다.
Q. 일부 변호사 소개 플랫폼은 변호사단체와 갈등을 겪기도 했는데?
A. 일단 엘파인드는 변호사 소개 플랫폼과 달라 비교가 어렵다. 엘파인드는 검색 서비스이지 플랫폼이 아니다. 엘박스는 의뢰인이 스스로 변호사를 검색하는 단계에 알선 등 관여하는 바가 없다. 하지만 변호사법 등 현행법을 지키는 일은 중요하다. 그래서 서비스를 개발 단계에서 화면에 표시되는 문구 하나까지 법률 자문을 받으며 컴플라이언스 체크를 했다.
Q. 앞으로 리걸테크 기업으로서 나아가고 싶은 방향은?
A. 변호사들에게 가장 중요한 데이터인 판결문으로 엘박스 사업을 시작했다. 이제 콘텐츠의 외연을 넓힐 차례다. 쌓여있는 데이터의 활용을 다각화할 것이다. 엘파인드는 기존 엘박스와 다소 결이 다르지만, 변호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별개의 서비스로 보면 된다. 엘박스의 메인은 여전히 판례 검색 서비스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할 것이다.
홍수정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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