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군사개입 요구도 해선 안돼"
섣부른 군사개입시 미국과 정면대결 우려
이란의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군사개입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교전이 40일을 넘어서며 장기화되는 가운데 이란이 섣불리 전쟁에 개입할 경우, 미국과의 정면대결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에 일각에서 제기된 확전 우려는 크게 잦아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주요외신은 이란과 하마스의 고위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이달 초 하마스의 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가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방문해 이란의 군사개입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며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지난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이 이란에 사전 통보되지 않았기 때문에 하마스를 대신해 이란이 군사개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 자리에서 하메네이는 하마스가 레바논 무장정파인 헤즈볼라를 전쟁에 끌어들여서도 안된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은 "하메네이는 하니예에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의 전투에 참여할 것을 요구하는 팔레스타인 단체들의 목소리를 침묵시켜야한다며 압력을 가했다"고 전했다.
이란 입장에서 하마스가 일으킨 이스라엘과의 전쟁에 섣불리 개입할 경우, 미국과의 직접 교전 가능성 등 위험성이 큰 만큼 하마스의 개입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는 이란 및 중동 일대 이란의 배후 지원을 받는 무장조직들의 움직임을 경계하며 동지중해 지역에 항공모함 2척을 급파하는 등 해당 지역의 억지력 강화에 나선 바 있다.
이란이 무력개입을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하마스는 온전히 이스라엘과의 교전을 홀로 치뤄야할 상황에 처했다. 이미 가자지구 중심도시인 가자시티와 가자지구 북부 일대 대부분이 이스라엘군에 점령된 것으로 알려져 대외 지원 없이 장기간 홀로 버티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전날 이스라엘군은 가자시티 대부분을 장악했다고 발표한데 이어 그동안 포위 중이던 가자지구 최대 병원이자 하마스의 작전지휘통제본부로 알려진 알시파 병원에 전격 진입했다고 밝혔다. 해당 병원에는 환자들을 비롯해 수많은 피란민들이 모여있어 대규모 민간인 피해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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