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잦아들자 임시선별검사소 운영 중단하고 전담병상 축소
전문가들 "특수·중환자병상 등 의료대응체계 구축" 강조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2만명을 넘어서고, 이르면 이달 말께 하루 10만명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 가운데 방역당국의 재유행 대책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의료대응체계 정비 등을 통해 확진자 급증에 대비하고 고위험군 대상 4차 접종 확대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한다. <관련기사> '코로나 재습격'
1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격리 관련 재정지원제도' 개편안에 따라 이날부터 재택치료자 지원 정책이 축소된다. 지금까지는 코로나19에 확진돼 격리될 경우 소득과 관계 없이 10만~15만원의 생활지원비를 받았지만, 이제는 중위소득 가구(4인 가구 기준 건강보험료 월 18만원) 이하만 생활지원비를 받을 수 있다. 1만3000원 정도의 재택치료비와 6000원 정도의 처방약 값도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앞서 정부는 오미크론 대유행이 잦아들고 확진자 수가 크게 감소하자 지난달 24일 이같은 대책을 내놓았다.
일선 종합병원·상급병원 등의 코로나19 병상도 크게 줄었다. 오미크론 유행 정점기를 지나며 3월 한 때 3만3000개에 육박했던 코로나19 병상은 현재 5800여개만 남아 6분의 1 규모로 축소됐다. 지난 6월 이후부터는 임시선별검사소와 생활치료센터의 운영도 중단된 상태다.
약국가에선 한동안 감소하던 자가검사키트나 상비약을 찾는 수요가 다시 증가하는 분위기다. 한 개원 약사는 "치료비 지원이 중단되면서 검사에서 양성이 나와도 기존 상비약 등으로 버티려는 환자가 나올 수 있다"며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한 자릿수로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코로나19 재유행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는 만큼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위중증 병상 확보 등 비상시에 대비한 의료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60세 이상 고령자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백신 4차 접종 확대와 치료제 추가 확보 등도 서둘러야 할 부분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확진자가 증가하더라도 위중증 환자 증가세가 오미크론 대유행 당시처럼 가파르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중환자 진료 역량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위중증 병상을 1000~1500개까지 늘리고, 임산부·투석환자 등을 위한 특수병상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교수는 또 "개량 백신을 최대한 빨리 확보해 올 가을 추가 접종을 하고, 경구용치료제도 충분히 확보해 고위험군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순영 가톨릭대 명예교수는 "오미크론 대유행 때처럼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80~90%에 육박하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된다"며 "병상을 충분히 확보해 탄력적으로 운영하면서 확진자가 중환자로, 중환자가 사망자로 악화되지 않도록 하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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