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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1기 신도시 해법은 '디지털트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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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신도시는 더 이상 새롭지 않다. 노후화되었다. 집은 낡고, 배관은 녹 슬고, 창문은 제대로 열리지 않는다. 층간 소음에 아이들이 짜증 낸다. 주차장이 부족해 퇴근길에 단지를 뱅뱅 돈다. 학교에 등교시켜야 하는 부모들은 ‘차 조심’을 시키며 마음을 졸인다. 쓰레기를 들고 한참을 가야 한다. 직접 분리수거를 해보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 30년 전에 만들어진 도시의 모습이다. 밀레니얼 세대를 끌어당길만한 재미있는 공간이 별로 없다. 그래서 일까. 주말이 되면 아이들은 재미있는 공간을 찾아 이 도시를 떠난다.


1기 신도시를 바꿔야 한다. 사람들이 오고 싶은 도시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미래의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혁신공간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3기 신도시처럼 아무 것도 없게 만드는 건 비교적 쉽다. 계획대로 만들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1기 신도시는 다르다. 많은 사람들이 일상을 살아가고 있고 많은 구조물들이 얼키고설켜있기 때문에 현 상황을 고려한 상태에서 바꿔나가야 한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시작하면 되돌릴 수도 없다.


1기 신도시를 둘러싸고 최근 ‘용적률 500%’ 완화 논란이 크다. 주택공급 부족 논란이 결국 용적률 상향 정책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적정 용적률 수준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용적률 상향이 도시공간에 미칠 파급영향도 알 수 없다. 과연 상하수도와 같은 도시기반시설이 감당할 수 있는지, 쾌적한 주거환경은 유지할 수 있는 것인지, 필요한 주택 공급량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것인지 등에 대한 답도 없다. 드론이 날고, 로봇이 움직이며, 자율주행차가 다니는 미래 세상에 적응할 수 있을 1기 신도시 개선 방향은 가늠조차 어렵다. 지상과 지하 그리고 공중공간을 동시에 연결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안으로 디지털트윈(Digital Twin) 기술을 활용해보면 어떨까. 디지털트윈은 가상공간에 실물과 똑같은 물체를 만들어 다양한 시뮬레이션 검증을 해보는 기술이다. 현재 1기 신도시와 똑같은 쌍둥이 도시를 가상공간에 만들어 놓고, 우리가 구현하고자 하는 것들을 적용해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것이다. 여기서 나오는 결과를 확인한 뒤 1기 신도시 개선을 위한 다양한 정책에 적용할 수 있다.


사람들은 분당에 산다. 분당트윈은 가상공간에 있다. 분당트윈에 용적률을 500%로 올리고 인근 단지와의 관계성을 본다. 교통도 본다. 상하수도 용량도 따져본다. 주택평면도 다양하게 배치해 본다. 그랬더니 옆집을 가린다. 민원이 들어올 것 같다. 용적률을 300%로 낮춰서 다시 살펴본다. 이러한 실험은 현실에선 어렵지만 가상공간에 있는 분당트윈에서는 얼마든 가능하다. 디지털트윈 기술은 1기 신도시뿐 아니라 다양한 주택 공급 정책에도 활용해볼 수 있을 것이다.


1기 신도시는 우리나라 도시 개발 역사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만성적인 주택 부족으로 1990년 아파트값이 32.3%(서울 38%)까지 치솟았다. 살인적인 집값은 도시 노동자의 삶 자체를 위협했다. 집값 불안을 해소하고 서민 주택 공급을 서둘러야 했던 정부는 ‘주택 200만호 건설 : 5개 신도시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그렇게 1기 신도시가 탄생했다. 29만 2천호(수용인구 약 117만 명)의 주택이 공급됐다. 수도권 물량(90만호)의 33%에 해당하는 막대한 공급량이였다. 이후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은 안정됐다.


그렇게 30년이 흘렀다. 다시 집값이 불안하다. 1기 신도시 재구조화를 통해 얼마나 더 많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며, 그 한계치는 어디일까. 디지털트윈 기술 활용을 적극 제안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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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정책연구실장

[시론]1기 신도시 해법은 '디지털트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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