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4일 '생활폐기물 脫플라스틱 대책' 발표
2025년까지 용기류 플라스틱 47%→38% 목표
배달 용기 두께 제한…1㎜ 제한하면 20% 감량
1회용컵 보증금제 도입…묶음 포장 규제 강화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정부가 2030년부터 1회용 비닐봉투 사용 금지 제도를 모든 업종에 적용한다. 음식 배달 플라스틱 용기 두께를 제한하고, 투명 페트병 사용 의무를 음료ㆍ생수병 외에 화장품ㆍ세제 등 다른 페트 제품에도 적용한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을 20% 줄인다. 또 2050년 탄소중립에 발맞춰 석유계 플라스틱을 친환경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포함한 '생활폐기물 탈(脫)플라스틱 대책'을 확정 발표했다. 이번 대책에는 플라스틱 생산을 원천적으로 줄이는 한편, 플라스틱 생활폐기물을 감축하고 재활용률을 늘리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는 우선 용기류 생산업체를 대상으로 플라스틱 생산을 줄이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전체 용기류 중 플라스틱 비율을 현재 47% 수준에서 2025년까지 38%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신 재사용ㆍ재활용이 유리한 유리병 생산을 늘리기로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 마트에 진열된 생수병의 90% 이상이 플라스틱이지만 앞으로는 유리 생수병 찾기가 쉬워질 것"이라며 "관련 업계와 소통해 제품군별 특성을 고려한 전환 목표를 설정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음식 배달 플라스틱 용기는 내년부터 두께 제한을 통해 감축한다. 현재 감자탕이나 해물탕은 플라스틱 배달 용기의 두께가 0.8~1.2㎜이지만, 이를 1㎜로 제한하면 평균 20% 감량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배달 음식 종류와 크기에 따라 용기 두께가 달라 조사를 토대로 제한치를 결정할 계획이다.
1회용 비닐봉투 사용 금지제도는 2030년 상업활동을 하는 모든 업종에 확대 적용한다. 현재 1회용 비닐봉투 사용 금지제도는 대형마트, 백화점, 슈퍼마켓 등에서 시행되고 있다. 앞으로는 편의점, 빵집에서 1회용 비닐봉투 유상 제공이 없어지고 종량제 봉투나 장바구니를 구매해 물건을 담아야 하는 것이다.
내년 1월부터는 1+1 상품 포장과 사은품ㆍ증정품을 함께 묶어 포장하는 행위 등 묶음 포장에 대한 규제도 강화된다. 다만 관련업계가 적응할 수 있도록 내년 3월까지 계도 기간을 주고, 중소기업은 내년 7월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합성수지 재질의 재포장이 아니거나 테이프로 붙이는 형태의 포장은 허용하기로 했다.
1회용컵 보증금제는 예정대로 2022년 6월부터 도입된다. 커피숍 등 매장에서 제품 가격 외에 일정 금액의 컵보증금을 내고, 사용 후 컵을 반납하면 이를 돌려받는 개념이다.
현재 음료ㆍ생수병에만 적용되고 있는 투명 페트병 사용 의무제는 주류, 화장품, 세제 등 다른 페트 사용 제품에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또 라벨(상표띠) 없는 용기를 사용하는 업체에는 제품 판매자가 내고 있는 생산자 분담금을 50% 경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포장 용기류 중 재활용이 어려운 포장재 비율을 현재 34%에서 2025년에는 15%로 절반 이상 줄일 계획이다.
재생원료 의무사용제도를 내년부터 플라스틱에도 적용해 2030년까지 재생원료 사용 비율을 30%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아파트 단지에서는 투명 페트병 별도 분리수거를 내일(25일)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2022년까지 플라스틱 분리수거통을 4종 이상 설치한다.
폐비닐에서 석유를 추출하는 열분해 시설은 정부가 나서서 2025년까지 공공시설 10기를 확충한다. 현재 민간 열분해시설은 총 11곳 설치·운영되고 있다. 열분해시설은 높은 온도에서 찌는 것으로 대기오염 문제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내년부터 3000세대 이상의 대규모 단지에 플라스틱 압축기를 시범 보급한다. 영화관, 유원지 등 밀집 지역에는 페트병과 캔을 압축해 수거하는 무인 단말기(키오스크)를 설치해 재활용 폐기물을 가져온 시민들에게 에코마일리지를 제공한다.
해외로부터의 플라스틱 폐기물 수입은 2022년부터 전면 금지할 방침이다. 우리나라의 플라스틱 재생제품 수출 규모는 현재 300억원에서 2025년까지 500억원 규모로 늘린다.
환경부는 이번 탈플라스틱 대책을 통해 2025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을 20% 줄이고, 폐플라스틱 재활용 비율을 현재 54%에서 2025년까지 70%로 올릴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석유계 플라스틱을 줄여서 플라스틱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30% 줄인다. 2050년까지 업계와 협력해 순수(100%)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전환 노력을 기울인다. 바이오 플라스틱은 기존 플라스틱보다 빠르게 분해되고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량도 적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2050 탄소 중립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탈플라스틱 사회로의 전환이 필수"라며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생산-유통-소비-재활용에서 다각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세종=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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