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비과세 혜택은 누구나 누리고 싶은 금융 혜택 중 하나다. 일반 시중은행이나 저축은행에선 예·적금을 통해 이자를 받으면 15.4%의 이자소득세를 뗀다. 주식투자를 해 배당을 받아도 마찬가지로 15.4%의 배당소득세를 뗀다. 부동산이나 주식에서도 시세차익을 얻어도 세금이 붙는다. 이익 본 곳에 세금이 붙는다는 조세원칙 때문이다.
만 19세 이상 일반인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금융회사가 있을까. 있다. 바로 상호금융회사 회원(조합원)이 되는 것이다. 상호금융사는 새마을금고, 신협, 단위농협, 축협, 산림조합 등을 아우르는 표현이다. 저축은행과 함께 제2금융권으로 불린다.
기자의 사례를 예로 들어보겠다. 기자는 새마을금고 회원이다. 지난해 4월 취재를 위해 거주지 인근 새마을금고를 100만원의 출자금을 내고 새마을금고 회원이 됐다. 상호금융사 출자금은 1만원부터 최대 10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고, 회원 탈퇴를 하면 다시 돌려준다.
1년이 지나고 올해 2월쯤 기자가 낸 출자금에 대한 배당금과 이용고배당금을 준다는 소식을 접했다. 배당률은 4.3%에 달했고, 이용고배당금은 1점당 60원이었다. 이용고배당은 출자금을 납입한 해당 상호금융에 예·적금을 들었을 경우 수신에 기여한 대가로 얻는 추가 수익이다. 이 배당금과 이용고배당금에 대해선 세금을 하나도 내지 않았다.
이는 조세특례제한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 법에 따르면 상호금융사에서 받은 배당금엔 ‘배당소득세(14%)’가 면제된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출자금으로 냈는데 연 3%의 배당을 준다고 하면 30만원을 받는다.
새마을금고나 조합에서 판매하는 예탁금 상품에 가입하면 3000만원까지 세금우대도 받을 수 있다. 이자소득세 14%를 면제받고, 지방세(또는 농어촌특별세) 1.4%만 내면 된다. 농어업인 등은 아예 세금을 떼지 않는다. 여러 상호금융사 회원이더라도 총 3000만원 한도까지만 세금우대를 받는다. 예탁금은 은행 예금과 마찬가지로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를 받는다.
다만 출자금은 예금자보호가 되지 않는다. 해당 조합이 부실이 일어나 조합이 청산되면 출자금을 돌려받지 못한다는 얘기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각 조합의 경영상황을 유심히 살펴야 하는데 이들 조합의 경영공시는 새마을금고나 조합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올 연말 이 비과세 혜택이 종료될 예정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상호금융 예탁금과 출자금에 대해 2021년부터 비과세 대신 5% 분리과세, 2022년엔 9%를 과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선 이 법이 연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 등에서 농어민과 서민의 주요 재테크 수단인 상호금융사 비과세 혜택을 유지하기 위해 매번 관련 법 조항을 연장하고 있어서다. 기획재정부와 일부 의원이 이 법 개정을 원하지만 21대 국회에서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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