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동국대 이어 서울시내 대학서 '전멸'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연세대학교가 학생 총투표를 통해 총여학생회를 폐지하기로 했다. 1988년 이 대학 총여학생회가 설립된지 31년만이다.
이에 따라 서울 시내 대학 중 총여학생회가 남아있는 대학은 사실상 한 곳도 없게 됐다.
연세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4일 학생 총투표를 진행한 결과 찬성률 78.92%로 총여 폐지 안건이 가결됐다고 5일 밝혔다.
이번 투표 안건은 총학 회칙에서 '총여학생회장'에 관한 내용을 삭제하고, 총학 산하단체인 '성폭력담당위원회'를 신설해 학생들에게 일어나는 성폭력 사건을 다루는 방안을 담았다.
연세대 총여학생회는 과거 총학생회 산하에 있던 여학생부가 독립해 1988년 출범했다. 지난해 6월 페미니스트 강사 은하선 씨의 교내 강연 강행 등이 문제로 떠오르면서 총여학생회 재개편과 관련한 학생 총투표가 진행됐고, 재개편이 아닌 폐지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결국 연세대 총여학생회가 폐지되면서 이제 서울 시내 대학 중 총여학생회가 활동하는 대학은 한 곳도 남지 않게 됐다.
각 대학의 총여학생회는 1980년대 중반 무렵 여학생들의 인권 증진한다는 목적으로 출범했다. 하지만 서울대는 총여학생 회장에 출마하는 후보가 없어 1993년 폐지됐고, 고려대는 총학생회 산하에 여성위원회를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총여를 폐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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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중앙대, 홍익대는 2013~2014년 총여학생회를 폐지했고, 중앙대 서울캠퍼스는 2014년 독립적 기구였던 총여학생회를 총학생회 산하 기구로 편입했다. 숭실대는 2016년 전체 학생 대표자 회의에서 총여학생회 폐지를 결정했다.
이후에도 서울 시내 일부 대학에서 명맥을 이어온 총여학생회는 지난해 거센 폐지 움직임에 부딪혔다. 성균관대는 2018년 10월 학생 총투표를 진행한 끝에 83.04%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총여가 폐지됐다. 동국대는 11월 학생 총투표를 진행하고 찬성률 75.94%로 총여 폐지 안을 가결했고, 광운대 역시 수년간 공석이던 총여를 공식적으로 폐지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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