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 자원의 보고인 '산'의 중요성 강조
지구온난화 및 급격한 기후변동과 맞물린 '산'... 국내도 영향
2002년 유엔총회 이후 제정... 국내에서는 10월18일에 기념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국내에서는 크게 알려져있지 않지만, 매해 12월11일은 지난 2002년 국제연합(UN) 총회에서 지정한 '세계 산의 날(International Mountain Day)'이다. 특히 올해는 UN에서 전 세계가 함께 직면하고 있는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문제에 있어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고지대의 빙하감소 및 삼림축소 등과 관련해 다양한 회의와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11일 UN에서는 올해 세계 산의 날을 맞아 2018년의 테마를 '산의 중요성(Mountains Matter)'으로 규정하고, 전 세계 육지의 약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산이 전 세계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확인하고 산림보호를 위한 방안 등에 대한 세미나를 열 계획이다. UN의 집계에 따르면, 산은 전 세계 표면적의 22%를 차지하고 있으며, 인류 식수원의 60~80%가 생성되는 주요한 수원지다. 28% 이상의 숲이 산지에 있고 6~20%에 달하는 주요 식량자원들이 산지에서 채취된다. 또한 15~20%의 국제 관광산업은 세계 주요 명산들이 이끌고 있다.
세계 산의 날은 지난 2002년 유엔 총회에서 제정된 이래 유엔 산하 전문기구인 식량농업기구(FAO)의 주관하에 산림보존에 대한 주제를 정하고 기념행사 등을 열어왔다. 특히 2010년대 이후 급격히 진행 중인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문제에 있어서도 세계 주요 산지들의 빙하 감소 등의 문제가 제기되면서 산림 및 산지의 환경보존 등은 주요국들의 당면 과제로 다가온 상황이다.

티베트 빙하는 올해 예년보다 2배 정도 많이 녹아 올해는 약 700억m³ 가량이 녹아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일 국제환경운동단체 그린피스에서 인공위성 사진 분석 등을 종합한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그린피스에 의하면,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일대의 톈산 1호 빙하의 경우, 2001년 대비 면적이 11.7%나 감소했으며, 현재 속도대로 녹을 경우 2050년경 빙하가 모두 녹아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티베트 빙하는 중국의 황하, 양쯔강은 물론 동남아시아의 젖줄인 메콩강, 브라마푸트라강 등 거대한 강들의 발원지이며 20억명의 인구가 사용하는 물의 주요 식수원이기 때문에 이 지역의 환경변화는 치명적인 물부족 사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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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에 의한 산악지역의 빙하감소는 심각한 상황이다. 유엔환경계획(UNEP)에서도 2000년대 이후 고원지대의 빙하를 남극과 북극 빙하에 이어 '제 3의 극지대'라고 부르며 물부족 사태와 직결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지구상의 빙하 중 이 고원지대 빙하들의 비중은 약 8%에 이르며, 이 빙하들 대부분은 대도시나 국가들의 생명을 지탱하는 국가하천들의 주요 수원지다. 이러한 빙하감소는 해당 지역들에서 그치지 않고, 광범위한 지역에서 기후변동을 일으키며 피해를 키우고 있다. 특히 티베트 고산지역의 빙하감소와 기후변동은 한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올 여름 대폭염의 주 요인으로 지목됐던 티베트 고기압의 이상 성장, 빙하감소와 강수량 급감 속에 잦아지는 중국의 겨울철 황사로 인한 국내 대기질 악화 등 수천킬로미터 떨어진 산지의 변화가 국내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산의 보호와 산림자원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세계 산의 해가 제정된 2002년, 별도로 한국 산의 날을 10월18일로 지정했다. 10월18일로 지정한 이유는 고대 우리나라를 비롯해 동아시아 지역에서 음력 9월9일마다 높은 산에 올라 풍류를 즐기던 세시풍속인 등고(登高)와 맞추기 위해서로 알려져있다. 이와함께 한자로 숫자 10을 의미하는 '十'자와 숫자 8을 의미하는 '八'자를 합치면 나무를 의미하는 '木'자가 된다는 의미도 함께 포함시켰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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