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中 '드래곤 플라이' 프로토타입에 검색정보-휴대폰번호 연동
검색 데이터까지 정부에 제공…'감시의 일상화', 인권침해 논란 확대
'합작사' 설립해 검색 운영, 검열 블랙리스트 단어 업데이트
중국 정부가 조작한 대기오염 정보까지 반영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구글이 중국 정부 검열을 지원하는 검색엔진에서 정부가 중국인들의 검색 이력까지 감시할 수 있도록 이용자 데이터와 휴대폰 번호를 연동하는 프로토타입을 개발했다.
14일(현지시간) 디 인터셉트에 따르면 구글이 중국용 검색엔진 '드래곤 플라이' 프로젝트의 프로토타입에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검색 어플리케이션과 스마트폰의 전화번호를 연결하는 프로토타입까지 개발했다. 중국 정부가 단순히 정보를 통제하는 것을 넘어서서 검색을 금지한 정보를 찾는 이용자 정보까지 정부에게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구글은 반체제 인사나 언론 자유, 민주주의, 인권, 평화 운동 등과 같은 중국 공산당에 민감한 단어 검색을 차단하는 검색엔진 프로젝트 '드래곤 플라이'를 개발중이다. 이와 함께 구글은 중국어로 '인권'이나 '학생 운동', '노벨상' 같은 단어를 포함하는 검열 블랙리스트까지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이 만든 중국 전용 검색엔진 운영은 중국에 본사를 둔 회사와 구글이 합작회사를 만들어 담당할 가능성이 높다. 디 인터셉트는 "해당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합작사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검열되는 검색어 블랙리스트를 업데이트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구글 본사 임원들이 중국 정부 검열에 대한 통제나 감독권이 주어질 지는 미지수다.
구글은 드래곤플라이 프로젝트에서 중국 정부가 제공하는 미세먼지·대기 정보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여러 도시의 대기오염 정보들을 조작해서 제공하고 있다. 디 인터셉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제공하는 데이터를 하드코드화 했고, 해당 검색엔진이 공기 중 독소의 양을 잘못 표시한 대기오염 데이터를 제공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권단체들은 구글의 '드래곤 플라이' 프로젝트가 인권 침해에 가담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구글에 저장된 데이터에 중국 정부가 접근할 수 있게 되면 정치 활동가 또는 언론인 등이 중국 정부의 일상적인 감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신시아 온 휴먼라이츠워치 연구원은 "사생활에 관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되는데, 사람들의 행동을 보다 자세하게 추적하고 프로파일링할 수 있다"며 "전화번호까지 연계되면 중국에 만연해있는 정부 감시를 피하기는 더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구글은 중국의 검열 엔진에 대한 우려에 대해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미국 국회의원들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순다 피차이 구글 CEO에게 중국 검열 검색엔진 개발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면서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지난 8월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는 직원들과 정례 모임에서 "드래곤플라이 프로젝트는 탐색 중이며 초기단계"라고 설명하면서 "중국의 인구는 전 세계의 5분의 1이며, 구글은 중국에서 어떻게 더 많은 일을 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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