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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맞아 불티나게 팔리는 한우, 김영란법 덕분?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5초

高시세·청탁금지법에 수요 '뚝'…가격 떨어지자 다시 소비 활성화
'가성비 甲' 선물세트 부상, 11월까지 도매가 하락세 지속 예상


추석 맞아 불티나게 팔리는 한우, 김영란법 덕분? 한우 선물세트(사진=이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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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침체됐던 한우 소비가 추석을 맞아 살아나고 있다. 낮아진 시세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추석 선물로 부상한 것이다. 소비 급감으로 겨우 값이 싸지자 일각에선 '청탁금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덕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1~23일 기준 한우 1등급 지육 평균 도매가는 kg 당 1만7970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2만244원)보다 11.2% 저렴한 가격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은 "한우 고기 공급 감소에도 수요가 위축돼 1등급 이상 도매시장 가격이 전년 대비 약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2~3등급 평균 도매가도 1년 전보다 11~12% 하락한 1만1494~1만4543원 수준이었다.

추석 맞아 불티나게 팔리는 한우, 김영란법 덕분? (자료=한국농촌경제연구원)


이달 한우 1등급 도매가는 지난달 대비 약보합세를 나타낼 것으로 농촌경제연구원은 관측했다. 11월 가격은 더 떨어질 전망이다.

시세가 원래 이렇게 안정세였던 것은 아니다. 앞서 한우 가격은 2015년 이후 상승 곡선을 그렸다. 비싼 가격에 소비자들은 한우 사먹을 엄두를 잘 못 냈다. 이마트에서 매해 상승하던 한우 선물세트 매출은 지난해 추석 꺾인 뒤 올해 설에도 20% 수준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처음 전체 소고기 매출 중 한우 비중이 수입육에 역전 당했다.


지난해 9월28일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뒤 한우 소비는 더욱 악화됐다. 음식물·선물·경조사비 상한액을 정한 이른바 '3·5·10 규정'에 한우는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기업체 등의 식사·선물 접대 시 한우는 가급적 피해야 할 품목이 됐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수요 급감으로 가격이 떨어지자 일반 소비자들이 다시 찾기 시작했다. 이번 추석을 앞두고 한우는 비싼 명절 선물의 대명사에서 가성비 높은 아이템으로 변신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추석 29만원에 판매했던 '한우갈비 1+ 등급 세트'를 24~25만원선으로 낮추는 등 주요 한우 선물세트 11종 가격을 10%에서 최대 30%까지 인하했다.


이마트가 지난달 17일 끝난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 판매 실적을 분석한 결과 한우 선물세트는 지난 추석 때보다 19.8% 더 팔렸다. 매출은 역대 최대인 24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18일 시작된 본 판매 행사에서도 한우 선물세트 매출은 지난 추석 대비 60.8% 증가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추석 맞아 불티나게 팔리는 한우, 김영란법 덕분? 지난 8월 29일 서울 영등포구 지하철 국회의사당역 부근에서 열린 청탁금지법 규탄대회에서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한국외식업중앙회, 전국한우협회 등 290여개 중소상공·농어업인 단체 회원들이 농성하고 있다.(사진=김민영 기자)


한편 시행 1주년을 맞은 청탁금지법은 여전히 3·5·10 규정 수정 요구를 받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수요 감소 직격탄을 맞은 외식업체·화훼농가·농어민 등의 경제적 어려움이다. 이들은 "추석 전까지 개정해 달라"고 호소하다 안 되자 "내년 설 전에는 꼭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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