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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레이팅도 규제 해야" vs "이용자 편익, 시장에 맡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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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트래픽 우대하는 망중립성 완화 사례 '제로레이팅'
인터넷 서비스 다양성 해친다 vs 문제점 없으니 지켜보자 의견 대립


"제로레이팅도 규제 해야" vs "이용자 편익, 시장에 맡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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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제로레이팅을 그냥 넘어가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망사업자가 계열사에게 제로레이팅을 제공하는 것은 공정거래법상으로도 문제가 있다." (박경신 고려대 교수)


"제로레이팅 서비스의 문제점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이용자 편익 증대라는 장점이 있을 수 있다. 시장에 맡겨보고 사후규제 하는 것이 맞다." (송재성 과기정통부 과장)

특정 서비스의 데이터 요금을 받지 않는 '제로레이팅' 서비스를 포함한 망중립성 규제를 강화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과기부와 방통위는 이용자 편익 등을 고려해 사전규제 도입보다는 사후규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유승희 의원실과 오픈넷이 공동주최한 '우리나라 망중립성의 방향에 대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망중립성은 망사업자가 거래 거절이나 사업방해를 금지하도록 한 원칙으로, 망사업자의 지배력이 인터넷서비스의 생산과 소비를 위축시키지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개념이다. 국내에서는 2012년 이동통신사들이 저가 요금제 이용자들에게 보이스톡 등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접속을 차단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에는 접속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망중립성을 위반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특정 트래픽을 우대하는 방식의 차별행위가 일어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제로레이팅이다. 망중립성 완화를 요구하는 이동통신사들은 통신비 인하 수단으로 '제로레이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제로레이팅이란 이용자에게 음원이나 게임 등 부가서비스를 이용할 때 데이터요금을 면제해주고 콘텐츠사업자가 이동통신사에게 대신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SK텔레콤이 11번가 데이터 이용료를 면제해주는 혜택, KT 이용자에게 지니 데이터 요금을 받지 않는 부가서비스 '지니팩'이다.


발제자로 나선 박경신 고려대 교수는 "인터넷망의 구조상 망사업자의 자의적인 차별은 인터넷 기능 자체를 마비시킬 수 있다"며 "망사업자가 잘되는 콘텐츠 사업자에게 전용선 비용을 더 내라고 하거나 계열사들에게 제로레이팅을 제공하는 것은 공정거래법 위반을 독려하는 꼴이며, 망사업자가 부가사업자를 약탈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과거에 저가요금제에 mVoIP 서비스를 금지시켰던 관행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망중립성이 오히려 통신비 인하 수단이 될 수 있다"며 "제로레이팅을 포함시킨다거나 플랫폼 중립성을 같이 해야한다고 요구하면서 망중립성 논의를 지연시키는 것은 국제 흐름에 맞지 않고, 망중립성의 원래 목표를 망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과기부는 당장 사전규제를 도입하기보다는 시장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사후규제를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방통위는 '전기통신사업자간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조건·제한 부과의 부당한 행위 세부기준'이라는 고시를 통해 제로레이팅을 허용하고 있다. 특정 서비스 접속을 차단하거나 속도를 낮추는 등 이용자 이익을 저해하지 않을 경우에 한해서다.


송재성 과기부 경쟁정책과장은 "우리나라는 이용자들의 이익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경제적인 목적의 트래픽 관리를 허용하고 있다"며 "다양한 서비스에 일괄적인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고 제로레이팅 서비스의 문제점도 두드러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에 맡겨보고 불공정행위 발전 가능성을 모니터링하면서 사후규제를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종영 방통위 이용자정책과장은 "망사업자가 자신의 사업이나 특수관계자가 제공하는 사업을 유리하게 하되 다른 사업자에게는 적용하지 않을 경우 고시로 규제할 수 있다"면서도 "고시가 완벽하지 않아 보완할 점도 필요하며, 고시보다는 법으로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제로레이팅을 허용하는 것이 공정거래법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지환 오픈넷 변호사는 "제로레이팅으로 (계열사가) 경쟁에서 유리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으며 시장경쟁에 위협을 준다"며 "SK플래닛이 데이터링 스폰서링 대가로 SK텔레콤에 80억원을 지급했다고 공시돼있는데 이런 계약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송 과장은 "제로레이팅 관련 계열사 문제의 경우 불공정 거래의 위험성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SKT와 11번가의 문제는 11번가와만 거래를 제한적으로 하는지 여부 이런 부분들이 중요하다"며 "계열사와 (제로레이팅을) 한 것만으로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성진 인터넷기업협회 사무총장은 "전기통신사업법 등에서 통신사업을 허가산업 영역으로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망중립성이 강력한 원칙으로 확립되고 통신사들에게 통제로 작용하고 있는지는 다소 의문스럽다"며 "국내 망중립성 완화 요구는 통신사들이 망중립성원칙을 훼손하기 위해 제기한 것으로 기업이용자(콘텐츠 사업자)에 대한 비용의 적정성과 합리성에 대해서도 같이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금노 한국소비자원 연구위원은 "제로레이팅을 잘 사용하는 소비자들 입장에서 그 자체가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독과점의 고착이나 이용자 묶어두기(Lock-in), 콘텐츠 다양성 제한 이런 부분까지 고려해 장기적으로 소비자의 편익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부분이 제시돼야 한다"며 "지금 논의들은 주로 사업자들간 문제로 비춰지고 있는데 소비자에게 필요한 정보가 충분히 제공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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