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화 된 가해자, 죄책감 강도 약해져"
"불이익, 나만 보지 않는다 생각해"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청소년들의 집단 폭행사건이 연이어 보도 되면서 폭력의 잔혹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범죄가 성인범죄 못지않게 잔혹해지는 것은 가해자들이 집단화 되면서 죄책감의 정도가 약해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의 피해 학생은 쇠파이프와 소주병 등으로 가해 학생 4명에게 1시간 넘게 폭행을 당해 머리 부위와 입안이 찢어져 피투성이가 됐다. 피해 학생의 친구는 "'(가해자들이) 피냄새 좋으니까 더 때리자. 피 튀기면 더럽게 왜 피 튀기냐'면서 또 때렸다"고 증언했다. 또 '어차피 살인미수인데 더 때리자'며 폭행을 더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강릉에선 10대 청소년 5명이 피해 학생의 뺨을 때리는 등 폭행하면서 이를 동영상으로 남기기도 했으며 충남 아산에서도 가해 학생 4명이 피해 학생을 모텔에 감금한 뒤 옷걸이로 때리고 몸을 담뱃불로 지지기까지 했다.
이처럼 청소년 폭행은 집단적으로 소수 피해자를 대상으로 발생한다. 이영일 한국청소년정책연대 대표는 "혼자 폭력을 가할 때는 심리학적으로 두려움이 커지지만 집단으로 할 경우엔 불이익을 나만 보지 않는다는 생각이 있어 집단 린치 수준으로 공격성이 더 강해진다"고 말했다.
최정인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부장은 "또래들이 몰려 다니면서 집단화가 돼 범죄를 저지르면 대범해지고 죄책감의 강도가 약해진다"면서 "개인으로 있을 때보다 또래 문화에서는 어떤 행동을 하면 더 집중 받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 부장은 "집단폭행은 여러 명이서 가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상대방의 고통에 둔감해진다"고 덧붙였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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