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북한은 이날 오전 관영 매체를 통해 김정은이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현지 지도했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탄두로 장착할 더 높은 단계의 수소폭탄을 개발했다고 밝힌 직후로 핵소형화를 위한 실험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나흘 만인 지난 5월 14일 평안북도 구성에서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 1발을 시험 발사한 이래 지난달 29일까지 총 아홉 차례 미사일을 발사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군사도발을 매달 빠짐없이 진행해온 셈이다.
김정은은 지난 5년 동안 핵ㆍ미사일 개발에 막대한 비용을 퍼부었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김정은 집권 5년 실정 백서'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 5년 동안 세 차례 핵실험을 포함한 핵ㆍ미사일 도발에 3억달러를 쓴 것으로 추정했다. 무수단 미사일 4기를 발사하는 데 드는 비용을 최소 8000만 달러로 추정하면, 2016년 현재 북한 시장에서 거래되는 옥수수 1kg이 2200원, 1달러당 환율이 8000원인 점을 감안할 때 옥수수 29만 톤을 구입할 수 있는 비용이라고 백서는 설명했다. 이는 북한 주민들의 50일치 식량에 해당한다.
특히 북한은 지난 5년간 탄도미사일 31발을 발사했다. 남한 전역을 사정권에 둔 스커드(300~700㎞) 16발, 일본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노동(약 1300㎞) 6발, 미군 괌기지까지 직접 타격하는 무수단(약 3500㎞) 6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3발을 쐈다. 총 31발이다. 지난 2012년 김정은이 집권한 후 5년간 발사한 탄도미사일 수(31발)가 김정일 집권 18년간 발사한 탄도미사일 수(16발)의 2배 수준이다. 5년간 발사된 북한 탄도미사일 31발을 돈으로 환산하면 약 1100억원에 달한다.
우리 군 당국은 2012년 북한이 '은하 3호' 발사에 실패한 직후 북한이 미사일 개발에 쓰인 돈이 총 1조268억원에 달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 이 중 순수 미사일 개발에 쓴 돈은 약 3624억원이며 동창리 발사기지 건설비 약 4832억원와 위성 개발비 1812억원가 포함됐다. 스커드와 노동 1대당 가격은 10억~20억원, 무수단은 30억~60억원, SLBM은 50억~100억원이라고 한다.
핵무기를 개발하기 위한 비용도 만만치 않다. 북한이 핵시설 건설에 6억∼7억달러, 고농축우라늄 개발에 2억∼4억달러, 핵무기 제조 실험에 1억6000만∼2억3000만달러, 핵융합 기초연구에 1억∼2억달러 등 핵무기 개발에 11억∼15억달러를 투입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수치가 비현실적이란 지적도 있다. 북한은 사적 재산권 개념이 없는 사회주의 체제이기 때문에 근로자 인건비와 토지비용이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적다. 2012년 은하 3호 발사를 참관한 러시아 우주과학아카데미 소속 유리 카라슈 박사는 "(미사일과 위성 제작에) 대략 5000만∼6000만 달러(약 604억∼724억원)가 들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2013년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북한 노동당이 내부강연에서 "(미사일 발사에) 3000만 달러(약 362억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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