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 발표
제조업 '보합'…유가회복·일부 수출둔화 맞물려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이달 비제조업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국제유가 상승, 휴가철 등의 영향으로 하락했다. 이 중 부동산·임대업은 8·2 부동산 대책 발표로 15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제조업은 유가회복과 일부업종의 수출둔화가 맞물리면서 보합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17년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달 제조업 업황BSI는 78로 전월과 동일했다. 제조업 업황BSI는 지난 4월(83) 4년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후 6월(78) 5포인트 떨어진 수준에서 석 달 연속 보합을 나타냈다.
BSI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나타낸 지표로, 기준치인 100 이상이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한은은 지난 11~21일 전국 3313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2918개(88.1%) 기업이 응답했다. 이달 제조업 업황BSI는 기준치는 물론 장기평균선(80)도 하회하는 수준이다.
최덕재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제조업 업황BSI가 장기평균선 아래에서 횡보하고 있다"며 "수출이 특정 업종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늘어난 이후 조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석유정제(70)가 전월대비 16포인트 오르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국제유가가 회복되면서 정제마진이 확대되고 수출이 호조를 보인 영향이다. 1차금속(81), 전기장비(83)는 각각 4포인트, 2포인트 상승했다. 1차금속의 경우 수요가 늘었고, 전기장비는 제품판매가격이 올랐다.
기업별로는 대기업(82)과 수출기업(84)은 전월과 동일했고, 중소기업(73), 내수기업(75)은 1포인트씩 상승했다.
제조업체들은 경영 애로사항으로 내수부진(21.8%), 불확실한 경제상황(16.4%), 경쟁심화(11.1%) 등을 꼽았다. 전월과 비교해 불확실한 경제상황은 0.7%포인트 비중이 상승한 반면 경쟁심화와 내수부진은 각각 1.7%, 0.6% 하락했다.
서비스업을 포함한 비제조업의 업황BSI는 75로 전월대비 4포인트 하락했다. 한은은 계절적 요인과 유가상승을 하락 원인으로 지목했다.
업종별로는 부동산·임대업(74)이 8·2 부동산 대책 여파로 전월대비 4포인트 하락했다. 작년 5월(72)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당시에는 여신심사 선진화 방안이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영향을 미쳤다. 또 운수업(76)과 도소매업(72)은 각각 7포인트, 6포인트 하락했다. 운수업은 유가상승으로 연료비 부담이 커졌고, 도소매업은 휴가철 산업재 거래가 감소했다.
비제조업체들은 경영애로 사항으로 내수부진(19.3%), 경쟁심화(14.6%), 불확실한 경제상황(12.1%) 등을 지목했다. 이외에 주택건설 관련 업체들을 중심으로 8·2 대책에 대한 우려가 커져 정부규제(8.1%) 응답률이 전월대비 1.5%포인트 늘었다.
다음 달 업황전망BSI는 제조업은 전월 전망대비 5포인트 상승한 83, 비제조업의 경우 1포인트 오른 78로 집계됐다.
한편 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한 경제심리지수(ESI)는 이달 98.1을 기록, 전월대비 1.2포인트 상승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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