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추경 포함 2% 후반대" 정부 예상 뒤집어
가계소득 불균형도 심화…수출성장론 '거품' 논란도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조은임 기자]한국은행은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을 고려하더라도 올해 3% 성장률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올해 3% 경제성장률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중앙은행이 실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지 않은 것이다.
한은은 2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현안보고'에서 올해 2% 후반대의 성장률을 전망했다. 한은은 "글로벌 경기회복, 추경집행 등에 힘입어 2%대 후반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당초 추경이 집행되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대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정부의 예상을 뒤집은 것이다. 앞서 정부는 추경집행시 성장률을 0.2%포인트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단언해 왔다. 여기에 한은이 지난 7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8%로 상향조정하면서 '3%대 성장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바 있다.
한은은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ㆍ중 교역갈등을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북한 리스크 발생 후 국내 금융ㆍ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는 데 주목했다. 지난 22일 기준 3년물 국고채금리는 1.80%로 1일 1.72%보다 0.08%포인트 올랐다. 외국인 증권투자자금도 이달 들어 순유출로 전환하면서 코스피지수는 같은 기간 2402.7에서 2365.3으로 하락했다.
경제 성장경로에 '빨간불'이 켜진 것 역시 3% 성장률 달성에 경고등을 켰다.통계청의 가계소득동향 통계에 따르면 2인 이상 가구의 분기별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의 5분위 배율은 지난 2분기 4.73을 기록, 6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 수치는 전국 2인 이상 가구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로 나눈 것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개선되던 경기 확장세도 둔화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6월 경기선행지수는 100.57을 기록하며 4월 이후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 지표는 한은과 통계청으로부터 받는 제조업ㆍ금리ㆍ수출입물가 등의 지수를 취합해 산출하는 것이다. 100을 넘고 있어 경기는 확장되고 있지만 확장 속도가 점차 둔화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전반을 아우르는 전산업생산 역시 하락세다. 6월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1% 하락하며 4월(-1.0%)과 5월(-0.2%)에 이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우리 경제의 성장을 견인해온 수출은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반도체와 선박을 제외할 경우의 수출증가율은 2.8%(7월)에 그쳐 수출성장론에 거품이 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정부가 지난 2일 마련한 강력한 부동산 대책의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어 거래가 실종된 상태다. 다음달 선보일 가계부채 종합대책까지 더해질 경우 부동산 시장이 더욱 침체돼 건설투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건설투자의 경제성장 기여율은 지난 2분기 기준 56%에 달한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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