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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2.5배 오른 주민세…"서민 증세" 뿔난 주민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9초

최근 지자체 주민세 4~6000원에서 최고액 수준 1만원으로 대폭 인상

1년새 2.5배 오른 주민세…"서민 증세" 뿔난 주민들 주민세 인상 지자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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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최근 들어 지방자치단체들이 주민세를 크게 올리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만원 이하 소액이라도 워낙 인상 폭이 커 '서민 증세'라는 지적이 나오고, 거주지에 따라 세금 액수가 달라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4일 행정안전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이달 초 각 가정(세대주)과 사업소ㆍ법인 등에 주민세 납부 고지서가 일제히 배달됐다. 주민세는 지방세법에 따라 걷는데 특별시ㆍ광역시에서는 광역 단위로, 도에서는 시군 단위로 부과한다. 세대주가 내는 개인균등분은 최대 1만원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지자체별 조례로 액수를 정한다. 2015년 이전까지는 대부분의 지자체가 4000원 안팎의 액수를 20여년간 유지해오면서 별다른 논란이 없었다.

문제는 2015년부터 행정자치부(현 행안부)가 그동안의 물가 인상, 지방재정난, 복지 수요, 지방재정자주권 확대 등을 이유로 주민세를 정해진 한도에서 '현실화'하라는 지침을 내리면서 시작됐다. 이후 대부분의 지자체가 조례 개정 절차를 거쳐 주민세를 이전보다 2.5배가량 인상된 금액(1만원)으로 부과하고 있다. 행안부에 따르면 주민세 최고액(1만원) 부과 지자체는 2014년 3개, 2015년 41개에 그쳤지만 2016년 145개로 급증했고 올해는 160개에 달한다.


해당 지자체들은 20년 정도 동결해온 주민세를 현실화하는 한편 복지 수요 등에 따라 지자체의 자주재정 확보의 필요성, 미인상할 경우 정부가 주는 지방교부세에서 불이익을 받게 된다는 점 등을 인상 근거로 들고 있다. 경기도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경기도와 전국의 지자체 대부분이 지난해에 주민세를 인상했는데 우리는 주민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상 시기를 1년 미뤘다"며 "물가 상승, 복지 수요 증가 등 경제 환경이 변화했기 때문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반면 아직 주민세를 인상하지 않은 곳도 있다. 서울시ㆍ경기도 성남시, 인천 강화군, 부산 기장군 등 7곳이다. 성남시는 올해 주민세 4000원에 지방교육세 1000원을 더해 5000원을 부과했다. 서울시도 지방교육세 1200원을 포함해 총 6000원의 주민세 개인균등분 고지서를 396만명(237억원)에게 발송했다. 1990년대 이후 계속 같은 액수다.


시의 한 관계자는 "세금 액수가 너무 적어서 고지서 발송비와 징수 독려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감안하면 세금 자체의 존재 가치가 희미해지는 데다 복지 등 재정 수요도 많아 주민세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며 "시민들의 불만을 고려해 정치적인 의사결정 과정에서 뒤로 밀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불만이 많다. 최근 경기도 성남에서 고양으로 이사 온 A(45)씨는 얼마 전 집에 배달된 주민세 납부 고지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전에 살던 성남에서는 4000원만 내면 됐는데, 고양에서는 무려 1만원에 지방교육세 2500원까지 포함해 1만2500원을 내라는 것이다. 고양시가 지난해까지 4000원이었던 주민세를 올해 1만원으로 인상했기 때문이다. A씨는 "사는 곳에 따라 세금액수가 달라지는 건 불합리하다. 증세 얘기가 나오더니 서민들을 대상으로 걷는 세금만 두 배 넘게 올랐다"고 불평했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주민세 액수가 다른 것은 지자체별로 재정 상황ㆍ수요와 주민 의견을 감안해 지방자치 관련 서비스를 더 받고 싶으면 더 내고, 덜 내면 덜 받도록 하는 등 지방자치의 원칙을 반영한 것"이라며 "올랐더라도 액수 차이가 잘해야 5000원 정도인데, 일부가 불만을 제기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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