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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계란 파동]난각코드 조작해 '고급란'으로 팔았다…"이러니 속을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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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표시' 난각코드 마음대로 조작 가능…마트 할인행사에 불량계란 투입
계속 수정되는 살충제 성분 농가의 난각코드…불안감 극에 달해
DDT 검출 사실도 나흘간 침묵…3500만개 행방 묘연


[살충제 계란 파동]난각코드 조작해 '고급란'으로 팔았다…"이러니 속을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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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그동안 한 번도 제대로 눈여겨보지 않았던 계란 껍데기에 있는 생산자정보 '난각코드'. '살충제 계란 파동'이 일어남과 동시에 정부는 그동안 문제가 된 계란 정보의 난각코드를 공개하면서 계란 껍데기에 숫자로 된 지역 코드와 농장 이름이 찍혀 있으니 꼭 확인하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소비자들은 살충제 성분 농가의 난각코드가 아닌 제품들은 안전하다고 믿으며 계란을 구매했다.


그런데 지역 구분 없이 농장 이름만 찍힌 계란이 마트에서 팔리는 등 제각기 다른 표기법에 아무 표시가 없는 계란도 버젓이 판매된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난각코드를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다는 사실까지 밝혀진 가운데 대형마트 할인 행사에 투입된 '불량계란'이 난각코드 조작으로 '고급란'으로 둔갑돼 판매됐다는 업계 관계자의 증언까지 나와 충격을 더하고 있다.

2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국 420개 농장을 대상으로 한 추가조사에서 부적합 농가 3곳이 또 나온 가운데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난각코드를 여러번 잘못 발표하는 등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이는 정부가 지난 15일 0시부터 전국 산란계 농가의 계란 출하를 전격 중단하고 전수검사에 돌입했지만 조사 담당자가 직접 농장을 방문해 시료를 수집하지 않고 농장주들이 제출한 계란으로 검사했다는 증언이 잇따라 나온데 따른 추가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농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그동안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가의 난각코드를 수차례 정정해 혼선을 빚었고, 이번에도 7개 농장 난각코드를 또 수정했다.


농가뿐만 아니라 계란 수집판매업자도 난각코드를 찍을 수 있어 하나의 농가가 여러 수집판매업체에 납품하면서 같은 농가의 계란에 서로 다른 난각코드가 표시된 데 따른 실수라는 게 농식품의 해명이다.


정부의 '헛발질'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난각코드를 조작할 수 있고, 조작한 불량계란을 마트에 투입해 판매했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증언이 잇달아 소비자들은 그야말로 '패닉' 상태다.


조사결과 강원도 산 계란이 경기도 산 지역 코드로 찍히기도 하고, 부적합 판정을 받은 계란이 해외 수출용이라는 이유로 아무 표시가 없는 경우도 있었다. 일부 도매상들은 아무것도 찍히지 않은 계란에 마음대로 고유번호는 물론 유통기한까지 찍는다는 사실을 털어났다. 이는 난각코드 표시의 조작이 가능하고 그동안 이런 조작이 계속 이뤄졌다는 뜻이다. 이런 조작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미리 사놨다가 값이 오르는 시점에 다시 팔기 위해서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최근 생산지와 유통기한을 조작하거나 아예 표시하지 않은 계란 44억 원어치를 전국에 유통시킨 업자 21명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정부는 표준화된 껍데기 표시법을 도입하겠다고 밝혔지만 또 다시 '뒷북정책' 논란에 휩싸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일부 농장주와 유통업자들이 마트 할인행사철만 되면 물량을 맞추기 위해 등급외 판정을 받은 계란을 무차별 투입해 왔다는 증언까지 나오면서 소비자들의 배신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중간 도매상들이 덤핑으로 들어온 불량 계란을 고급 신선란으로 둔갑시켜 납품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는 것. 정품으로는 가격을 못 맞추니 싸구려 계란을 자체포장해서 가격파괴 때 들어간다는 뜻이다.

[살충제 계란 파동]난각코드 조작해 '고급란'으로 팔았다…"이러니 속을 수 밖에" 지난 16일 농협하나로마트 서울 양재점 계란 매대. 점원이 정부로부터 '적합' 판정을 받은 제품을 진열하고 있다.(사진=윤동주 기자 doso7@)


상황이 악화되면서 정부는 에그포비아(공포증) 진화에 나섰다. 성인부터 갓난아이까지 살충제 계란을 극단적으로 많이 섭취하더라도 건강에는 별문제가 없다고 공식 발표한 것.


식약처는 21일 위해성 분석 결과, "한두 살 영아가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에 최대치로 오염된 계란을 하루에 24개까지 먹어도 급성 독성이 나타나지 않고, 성인은 한꺼번에 126.9개까지 먹어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불신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전문가들은 정부가 추정치를 갖고 섣부른 결론을 내렸다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크다. 살충제에 장기간 노출 시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인데, 괜찮다고 발표한 것은 이르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위해 평가는 어디까지나 살충제 최대 검출량과 극단섭취량, 독성참고량 등으로 계산해낸 결과다.


한 소비자는 "아무것도 믿을 수 없는 상황까지 왔다. 안전하다고 먹으라고 하는 계란은 난각표시가 엉망이었다"면서 "정부는 40년 전 사용이 금지된 살충제 DDT가 친환경 인증 계란에서 검출된 사실까지 숨기고 있었는데 무엇을 믿으라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정부가 보여준 이번 대응은 답답하기 그지 없다"면서 "먹거리 문제를 일으키면 강력히 처벌해 다시는 그러지 못하도록 하는 등 제대로 된 해결방안을 내놓기만을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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