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종료 앞둔 감세·면세 제도 90% 연장
文정부 '100대 국정과제' 재원마련 방안과 배치
'표심 의식' 與野 정치권도 감세·면세 법안 발의 골몰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올해 말 일몰(종료)을 앞둔 각종 비과세ㆍ감면 제도의 90%가량이 다시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정부는 각종 비과세ㆍ감면 정비를 통해 5년간 약 11조원의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국회에서도 세제 혜택 연장 법안이 속속 발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2일 발표한 '2017년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올해 일몰이 도래한 비과세ㆍ감면 제도 50개 중 일몰이 종료되는 제도는 5개에 그칠 전망이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ㆍ농어민 지원 등을 이유로 대부분의 제도를 조정ㆍ확대하거나 일몰기한을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거나 근로소득을 늘린 기업에 대해 세액공제율을 인상하는 등 문재인 정부의 정책기조가 담겼다. 또 경력단절여성을 재고용한 중소기업의 세액공제율을 10%에서 30%로 인상하고, 세액공제를 중견기업(15%)까지 확대했다. 이 밖에 농어촌주택 취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과세특례, 온실가스 배출권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제 등의 제도를 3년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지난달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면서 비과세ㆍ감면 정비를 통해 11조4000억원의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했던 약속이 무색해진 것이다. 이처럼 거둘 세금을 감면해주는 조세지출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해 국세 35조원, 2014년 지방세 13조원에 이르고 있다.
정부는 금융소득과 부동산 투자에 대한 과세특례 제도 손질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구체적으로는 ▲고배당기업 주식의 배당소득에 대한 과세특례 ▲해외주식펀드 수익에 대한 과세특례 ▲고위험수익투자신탁에 대한 과세특례 ▲기업 간 주식 등의 교환에 대한 과세특례 ▲임대주택 부동산투자회사의 현물투자자에 대한 과세특례 등이 올해로 종료된다.
여야 의원들도 유권자 표심을 의식한 듯 각종 세제 혜택 연장 법안을 내놓았다. 정부의 세법개정안이 다음 달 1일 국회에 제출되면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과 함께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심의된다.
기재위 소속인 추경호 한국당 의원은 영농가 자녀가 증여받는 농지 등에 대한 증여세 감면을 3년 연장토록 하는 등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은 농협 등 협동조합에 대한 법인세 과세특례를 6년 연장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소기업 취업자에 대한 근로소득세 감면 규정 일몰기한을 아예 삭제하는 법안을, 고용진 민주당 의원은 노인고용을 늘리는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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