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미국 국무부가 9년째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했다. 2008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삭제한 이후 9년 연속이다.
미 국무부는 19일(현지시간) 공개한 '2016 테러국가 보고서'에서 기존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라있던 이란, 수단, 시리아 등 3개국만 유지했다. 북한은 추가하지 않았다.
당초 북한은 이번 보고서에서 테러국가로 재지정될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일단 보고서에서는 빠졌다. 다만 보고서에서 미 국무부는 "북한은 돈세탁 방지, 테러재정지원대응 체제를 강화하는 부분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며 "2016년 6월 미 재무부는 북한을 주요한 돈세탁 우려 구역으로 발표했다"고 썼다.
또 예년처럼 북한이 미국의 대테러 척결 노력에 협력하지 않고, 일본과 합의한 일본인 납북자 조사 결과를 일본 정부에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하원이 지난 4월 관련 법안을 압도적으로 통과시키며 지적했던 북한의 김정남 씨 암살 사건 역시 보고서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 1984년부터 '테러지원국' 오명을 이어온 이란에 대해서는 "이란이 지원하는 단체들이 미국과 동맹국의 이익을 위협할 능력을 유지하고 있어 최악의 테러지원 국가로 남겨놓는다"고 발표했다. 또 국무부는 보고서에서 이란이 이라크, 시리아, 예멘,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레바논 등에서 각종 테러 단체에 대한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매년 6월 전후로 발표하는 연례 테러국가 보고서 발표를 통해 테러지원국을 지정하거나, 시기와 상관없이 국무부 장관의 결정에 따른 관보 게재로 테러지원국을 지정해왔다. 미국 법률에 따른 테러지원국이란 국제 테러 행위를 반복적으로 지원하는 나라를 뜻한다.
테러지원 국가로 지정되면 미국의 수출관리 법규를 적용받아 무역 제재, 무기수출 금지, 테러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이중용도 품목의 수출금지, 대외원조금지 등의 규제를 받게 된다. 또 일반 특혜 관세제도의 적용금지, 대외원조 및 수출입은행의 보증금지, 국제금융기구에서의 차관지원에 대한 무조건적 반대 등의 불이익을 받게 된다.
이에 따라 미 정가와 외교가에서는 미 정부가 북한의 테러지원국 지정과 관련해 적절한 시기를 재고 있다고 관측하기도 한다.
한편 미국은 이날 보고서에서 국가가 아닌 단체에 대해서는 "이슬람국가(IS)가 다른 어떤 테러 단체보다 지난해 많은 테러 공격과 살상 행위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생한 테러공격 건수는 지난해보다 9% 감소했고, 이로 인한 사망자 수도 13% 줄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테러 공격이 발생한 국가는 총 104개로 집계됐다. 테러의 절반 이상인 55%가 이라크와 아프간, 인도, 파키스탄, 필리핀 등 5개 나라에서 발생했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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