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정부가 오는 10월2일을 임시공휴일 지정하는 방안을 협의중이라고 밝히면서 임시공휴일의 경제적 효과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새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경제정책 철학으로 삼고 있는 만큼 공휴일 지정으로 내수 소비를 촉진시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올해 10월2일은 일요일과 개천절 사이에 끼어 있는 월요일로, 임시공휴일로 지정될 경우 9월30일 토요일부터 4일 추석을 지나 한글날인 10월9일 월요일까지 최장 열흘간 '황금연휴'가 된다.
지난해 5월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경제 효과가 얼마나 될지를 두고 현대경제연구원은 경제 효과가 약 1조3100억원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 50%인 2500만명이 하루 쉰다고 가정하고 1인당 평균 소비지출액인 7만9600만원을 곱하면 1조9900억원이 나온다.
해외여행 등 외부로 빠져나가는 부가가치를 제외하면 1조3100억원의 내수 진작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추정됐다. 음식업에서 4800억원, 숙박업 3300억원, 운송서비스업 2800억원, 문화 및 기타 서비스업 2200억원 등이다.
그동안 임시공휴일은 국가장을 제외하고 서울 올림픽 개막일(1988년 9월17일), 한일 월드컵 4강 자축일(2002년 7월1일), 광복 70주년(2015년 8월14일)에 지정됐다. 지난해와 2015년에도 경제활성화를 목적으로 임시공휴일을 지정한 바 있다.
특히 올해는 앞서 지정했던 임시공휴일보다 연휴기간이 길어지면서 경제적 효과는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중 갈등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침체된 내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고속도료 통행료 면제로 시너지효과도 기대된다. 앞서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올해 추석부터 명절기간에는 고속도료 통행료를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밝힌 바 있다. 추석 명절기간부터 사흘간 통행료를 면제되며 면제액은 약 450억원으로 추정된다.
최근 소비는 침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5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0.9% 감소했다. 한 달 만에 다시 감소로 돌아섰다.
다만 소비심리는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내수 진작을 촉진할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서 6월 소비심리지수가 111.1로 2개월 연속 급격한 개선세를 보이며 6년5개월 만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길어진 연휴기간으로 해외여행을 가는 여행객들이 늘어날 경우 임시공휴일 효과가 줄어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이 임시공휴일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느냐에 따라 기대 만큼 경제적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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