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고공행진 중인 증권과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가 1.9% 상승하는 동안 금융업종은 4.5% 올랐다. 특히 은행업종과 증권업종은 각각 16.7%, 10.9% 상승했다. 개별종목으로 보면 우리은행(20.4%)과 한화투자증권(20.4%)이 20% 이상 급등했고, 미래에셋대우(16.3%), 메리츠종금(14.1%)도 크게 올랐다. SK증권(8.4%)도 10%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최근 이들 종목에 대한 공매도가 거세졌다. 이달 들어 공매도 수량 기준 상위권에는 SK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미래에셋대우, 한화투자증권, 우리은행 등이 이름을 올렸다.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는 SK증권은 지난 3~4일 이틀간 공매도 수량이 99만8474주로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 수량이 가장 많았다. 메리츠종금증권은 49만6552주로 4위에 올라 있다. 미래에셋대우(49만3681주), 한화투자증권(45만3838주), 우리은행(28만536주) 등도 상위권에 올랐다. 공매도는 글자 그대로 소유하지 않는 주식을 매도한다는 뜻이다. 주식을 빌려 고점에 팔고, 저점에 사들여 차익을 남기는 투자 기법이다.
지난달 큰 폭으로 오른 증권과 금융주에 대한 차익실현 매도 물량이 나올 수 있다고 본 투자자가 공매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과 금융주에 대한 차익실현 트리거(방아쇠)는 국내 증시가 조정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우려다. 뉴욕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등 소위 'FAANG'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내 IT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게다가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면서 지정학적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공매도 투자자와 달리 증시 전문가들은 여전히 낙관적인 시선을 유지하고 있다. 공매도가 됐든 차익실현 매물 영향이든 증권과 금융주가 하락하면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경기회복 기대감과 더불어 기업의 보유자금을 활용한 자본시장 활동 증가는 증권사의 수익증가에 긍정적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은행주에 대해서도 금리 상승에 따른 NIM 개선, 안정적인 대출 성장, 자산건전성 개선 등으로 은행 순익은 2분기에도 시장 기대치 웃돌았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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