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중국과 홍콩 채권시장을 연계하는 '채권퉁(通)'이 3일(현지시간) 공식 개통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홍콩통화청(HKMA)은 전날 공동 성명서를 내고 채권퉁 시작을 공식 확인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5월15일 채권퉁을 승인하면서 홍콩 반환 20주년에 맞춰 '선물' 격으로 개통을 준비해 왔다.
이로써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채권시장에 외국인 투자자가 직접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역외 투자자가 10조달러(약 1경1450조원)에 이르는 중국 채권시장에 접근하는 길이 열린 셈이다. 2014년과 지난해 각각 허용한 후강퉁(상하이·홍콩 증시 교차 거래), 선강퉁(선전·홍콩 증시 교차 거래)과 유사한 조치다.
우선 홍콩을 통해 중국 본토 채권에 투자하는 베이샹퉁(北向通)을 연다. 이후 상하이·선전 거래소를 통해 홍콩 증시에 상장된 채권에 투자하는 '난샹퉁(南向通)'을 시행할 예정이다. 장 민 훙신증권의 채권 담당 선임 애널리스트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베이샹퉁만 먼저 개통한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을 중국시장으로 유인하기 위한 목적 같다"고 분석했다. 중국농업은행과 중국개발은행이 각각 이날과 4일 신규 채권을 발행하고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이번 채권퉁 개통은 통화(위안화)와 주식(후강퉁·선강퉁)에 이어 채권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자본시장 개방이 순항하는 방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이 자국 자본시장을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개방하고 통합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현재 중국 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비중은 1.5% 안팎에 불과하다. 이들이 보유한 채권의 85%는 국채 혹은 국유은행이 발행한 채권이다.
존 탄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중화권 및 동북아시아 금융시장 담당 대표는 "지난 몇 주 동안 우리 고객의 다수가 (채권퉁 투자에) 관심을 보였다"면서 "보다 높은 수익률과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원했던 글로벌 투자자에게는 좋은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UBS자산운용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채권시장 규모가 향후 5년 동안 두 배 확대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채권은 국채 22조4600억위안(34.1%), 금융채 15조5600억위안(23.6%), 공사채 4조4800억위안(6.8%), 기업채 3조5200억위안(5.3%)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당장 외국인 자금이 중국 채권시장으로 대거 유입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중국 채권이 글로벌 채권 지수에 아직 포함되지 않은 데다 시장 변동성 등 투자 리스크도 따져 봐야 하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채권시장이 글로벌 채권 지수에 편입될 경우 중국 채권시장으로 약 2500억달러의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추산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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