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일자리위원회의 성과에 대한 기대와 실망이 교체하고 있다.
출범 한 달 남짓한 상황에서 성과를 논하긴 이르지만 일자리 창출과 일자리 질 향상을 통해 삶의 질이 개선되길 기대하고 있는 일부 서민층에서는 실망감을 표시하고 있다. 반면 사회적 논의가 올바르게 이뤄지고 있음을 국민에게 알린 점은 큰 성과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최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노총)과의 정책간담회에서 "꿈도 일자리로 꿀 만큼 제 나름 열정 쏟고 있지만 가시적 성과 나타나지 않아 조금은 아쉽고 더 많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쉽사리 풀리지 않는 노정관계에 대한 답답함을 표현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나는 친노(親勞)"라고 하면서까지 노동계를 품고자 했지만 노동계는 오는 30일 총파업을 예고하는 등 여전히 벽을 허물지 않고 있다.
이 부위원장은 "일자리위 부위원장으로 발령 소식을 듣고 중요한 일을 맡게 되서 가슴은 뛰었지만 워낙 이해관계 첨예한 난제라 어깨가 무거웠다"고도 털어놨다.
대통령 업무지시 1호로 설치된 일자리위원회를 향한 국민적 기대는 여전히 뜨겁다.
지난 4일 개통한 일자리신문고에는 지금도 하루 평균 100여건의 절절한 사연들이 답지하고 있다. 대부분이 "고통스럽다, 빨리 해결해달라"는 내용이지만 간혹 "왜 아직 해결이 안되느냐"는 질책도 올라온다.
이 부위원장이 "정부가 너무 밀어붙인다, 속도전을 하면 안된다는 지적이 있는데 정부는 서민의 아픔을 생각하면 느긋하게 갈 수가 없다"고 말한 속내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답답할수록 조급해 하지말고 뚝심있게 밀고 나가라는 여론이 대세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의 밀어붙이기가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번 정부에서 만큼은 노사의 이해가 상충하는 부분에 대해 정리를 하고 넘어가야 한다. 정부의 적절한 중재가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동계의 평가도 박하지 않다. 한노총 관계자는 "노동현안에 대한 사회적 이슈화, 이전 정권들에서 외면받았던 비정규직의 부각 등 사회적 논의가 올바르게 이뤄지고 있음을 국민에게 알린 점은 큰 성과"라면서 "초심을 잃지 않고 처음에 약속했던 바를 뚝심 있게 추진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민노총 관계자도 "우리 사회가 이렇게 갈 것이다라는 희망을 주는 부분은 있다"면서 "(정부가)의지는 있는 것 같더라"라고 평가했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일자리위원회가 노사정의 타협을 이끌어내야 할 기구는 아니다"면서 "대선 때 공약으로 내걸었던 부분에 대해 부처별 정책을 잘 조율하고 노사간의 의견을 잘 수렴해 집행 부서에 잘 전달하면 된다"고 말해 일자리위가 지나친 업무적 부담을 질 필요가 없음을 지적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