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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칼럼]4차 산업혁명, 산업수학 인재 양성에 달렸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6초

[IT칼럼]4차 산업혁명, 산업수학 인재 양성에 달렸다 양현미 서울대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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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파괴와 재창조의 쓰나미가 몰려온다. 재창조의 근간이 되는 기술은 통신과 수학이 융합해 이루어낸 '연결지능(Connected Intelligence)'이다.


세계 이동통신 사업자 협회(GSMA)에 따르면 현재 세계 50억명의 인구가 휴대폰을 통해 서로 연결돼 있다. 지금 이 순간도 50억명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무선인터넷을 통해 교환하고 있다. 각종 정보와 지능이 온 지구를 연결하고 있는 연결지능의 시대.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통신. 이 모든 것들이 연결지능의 일부다.

연결지능 덕분에 가속화한 4차 산업혁명은 파괴와 재창조를 통해 모든 산업계를 흔들고 있다. 이로 인해 앞으로 사라질 직종이 많다고 한다. 하지만 역사상 어느 세대의 산업혁명이 그랬듯, 4차 산업혁명도 결과적으로는 이전보다 적지 않은 새로운 일자리들을 만들어 낼 것이라 믿는다. 다만, 그 새로운 일자리들이 필요로 하는 인재가 충분할까가 문제다.


연결지능 시대에서 가장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인재들은 컴퓨터를 다룰 줄 아는 수학자라고 한다. 지난 해 다보스 포럼에서 발표된 미래 일자리 보고서에 의하면 2020년까지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산업수학자는 약 40만명에 달한다. 이는 산업수학이 간접적으로 응용되는 분야를 포함하지 않은 수치다. 하지만 지금 전 세계에 현존하는 수학자들은 20만명 정도. 그 중 응용 또는 산업수학 전공자는 약 7%에 불과하다.

세상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인재를 충분히 배출 해내지 못한 것은 후회스러운 일이다. 그럼에도 이를 다른 각도에서 본다면 앞으로 수학계의 발전 가능성에 큰 힘을 실어 주는 지표라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미래에 희망을 갖게 해 준다. 한국은 세계에서도 수학 잘 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좋아하고 있을 일만은 아니다. 평생 산업계에 종사하다가 최근 학계로 돌아와보니, 우리나라 수학계가 과연 미래를 위한 준비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우리 아이들이 받는 수학 교육은 50여년 전의 수학 교육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공식을 달달 외우고 어려운 수학문제를 풀어 1점이라도 올리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인 수학교육을 받은 아이들을 과연 산업계에서 환영할 수 있을까.


내가 경험한 산업계는 매일이 전쟁터다. 학교에서 수학을 100점 맞은 아이들이 입사한 후에는 현실의 복잡하고 막연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 모르고 허둥댄다.


우리나라 수학계 학자들은 산업수학을 경시해 왔다. 순수 수학만이 진짜 수학이라 믿는 교수들이 절반 이상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대학들은 산업수학 전공 교수를 뽑는데 매우 인색하다. 커리큘럼도 30여년 전과 다르지 않다.


최근 잘 아는 후배가 새로운 수학교육 방식을 개발해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직접 가보니 콘텐츠가 매우 훌륭해 "이런 것을 교육부나 미래부에서 받아들여 초ㆍ중ㆍ고 수학 교육에 대(大) 혁신을 가져오면 정말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이들이 고개를 저었다. 교육체계가 너무나 경직돼 있고, 정부 부처들은 그보다도 더 경직돼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온 나라가 새 정부의 등장과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기대로 한껏 부풀어 있는 지금이 바로 우리의 수학계에 획기적인 변화와 혁신을 도모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다. 지금 못 한다면 앞으로 10년 또는 20년 후에도 한국에는 적절한 인재가 크게 모자라게 되고, 미래 산업의 위상도 자신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양현미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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