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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가제→등록제→다시 허가제?…유통규제 '흑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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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통시장 1996년 완전 개방
대형마트 등 대규모점포 등록제 전환
2000년 후반 대기업 골목상권 침해 논란
20년만에 대형마트 허가제 부활하나

허가제→등록제→다시 허가제?…유통규제 '흑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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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유통업계가 또 다시 규제의 칼날 앞에 섰다. 저성장으로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이고 있는데다 온라인 쇼핑의 부상으로 소비트렌드까지 변화하면서 성장둔화를 겪고 있지만, 새 정부는 대규모점포에 대한 강력한 출점 제한 카드를 꺼내들었다.

1996년 유통시장 완전 개방으로 유통산업 발전을 위해 탄생한 유통산업발전법은 최근 10년간 규제 일변도로 점철되면서 '유통산업규제법'로 변질돼 국내 유통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유통산업발전법은 국내 유통시장이 전면 개방되면서 1997년 7월 첫 시행됐다. 이에 따라 대규모 점포 개설은 종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변경됐다.

국내 유통산업규모는 경제성장과 함께 급속도로 커졌고, 특히 대형마트의 경우 유통시장 개방으로 프랑스의 까르푸 등 글로벌 할인점들과 경쟁하며 급성장을 이뤘다. 대형마트 매출액은 2005년 23조7000억원으로 2012년 37조2000억원으로 57%나 증가했다. 반면 같은기간 전통시장 매출은 27조3000억원에서 20조1000억원으로 26.4% 감소했고,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확산된 2009년부터 5인 미만의 소규모 슈퍼마켓수도 급감했다.


유통규제의 역사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정부는 2009년 9월 대규모점포 출점시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상인들과 협의하도록 '사업조정제도'를 도입했고, 이듬해에는 대규모점포가 출점할수 없도록 '전통상업보전구역'을 지정했다. 2012년에는 대형마트 및 SSM 월2회 의무휴업 제도와 함께 출점규제가 강화됐고, 2015년 12월부터는 대규모점포 출점시 인접 지방자치단체 의견수렴과 지역협력 이행실적 점검제도가 도입됐다.


새 정부 들어선 대형마트 허가제가 부활할 조짐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10대 공약 중 하나인 복합쇼핑몰 출점규제도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유통산업은 소비자와 접점에 있어 규제가 만들어지면 소비자 피해가 불가피한데다 한 번 도입되면 산업 생태계에도 되돌릴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형마트 의무휴업 및 영업시간 규제다. 2012년부터 대형마트에 대한 월2회 의무휴업 제도가 도입된 이후 유통산업에선 2조원 넘게 증발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전통시장 일평균 매출액은 2012년 4755만원에서 2015년 4812만원으로 3년간 약 60만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반면, 대형마트의 경우 의무휴업 도입 후 연간 2조800억원(산업통상자원부)의 매출이 줄었다. 당초 입법 목표와 달리 전통시장으로 소비자들이 옮겨가기는커녕 소비자체를 줄인 것이다.

허가제→등록제→다시 허가제?…유통규제 '흑역사'


면세점의 특허기간 단축도 마찬가지다. 경제민주화를 내세워 2013년 면세점 특허기간을 종전 10년에서 5년에서 단축한 일명 '홍종학법'이 시행되면서 지난 2년간 면세점 업계는 '대혼란'에 빠졌다. 특허가 만료된 5년마다 새로운 사업자를 선정하도록 제도가 바뀐 탓이다. 2015년 롯데월드타워면세점과 워커힐면세점의 특허만료로 치러진 2차 서울시내 면세점 입찰경쟁에서 신세계와 두산이 신규특허권을 거머쥐면서 롯데와 워커힐면세점 직원들은 수십년간 일한 일터를 잃었다.


이에 정부는 3차 신규면세점 특허입찰을 단행했지만, 일부 면세점은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되면서 재판결과에 따라 특허권을 반납해야할 위기에 놓였다. 면세점은 대부분이 직매입(면세점 사업자가 직접 상품을 매입해 판매)인데다 초기 막대한 투자비용이 들어가지만, 5년마다 특허권을 다시 얻기 위해 입찰경쟁을 치러야하는 만큼 경영효율성이 떨어지고 기업의 기회비용도 커졌다는 지적이다. 특히 올해는 간 운영한 롯데코엑스면세점의 특허가 만료되며 면세업계에 또 한 번 입찰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일부 대기업만 보고 입법을 진행하면서 업계의 피해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면서 "산업을 키울 생각은 하지 않고 무조건 규제해 대기업을 해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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