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치' 반영한 여신한도 산출ㆍ관리시스템 구축…내년 도입 목표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IBK기업은행이 매출액과 신용도 위주의 중소기업 여신 관리시스템을 뜯어 고친다. 문재인 정부의 중소ㆍ벤처기업 지원 강화 정책에 따라 중기 특화 은행인 기업은행이 여신 관리시스템 개선에 나서면서 향후 성장기업에 대한 금융지원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소기업 대출 점유율 1위' IBK기업은행이 기업에 대한 여신한도를 산출할 때 '미래 성장가능성'을 포함하도록 의사결정 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기업은행은 입찰 과정을 거쳐 약 1년 간 새로운 여신한도 산출ㆍ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르면 내년 1분기 중으로 오픈해 실제 대출업무에 적용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기업의 신용등급이나 담보, 매출액 등 '과거 실적'만을 위주로 대출 의사결정이 이뤄지면서 미래 성장 가치 등이 전혀 반영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해당 기업의 업종, 재무구조, 추정 매출액, 성장가능성 등 '미래가치'를 반영한 평가항목을 추가해 기업을 종합 평가할 방침이다. 이를 바탕으로 은행이 지원 가능한 '적정ㆍ최대 여신한도'를 산출해 대출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담보 등 자산이 없더라도 미래 유망한 분야로 평가되는 업종이거나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될 경우 여신한도가 늘어날 수 있다. 금융지원을 받기 어려웠던 우량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 등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기존 매출실적이 좋더라도 업황이 어렵거나 향후 창출 가능한 추정매출액이 적을 경우 여신한도는 줄어들게 된다.
기업은행 입장에서는 이 같은 시스템 도입으로 건전성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도를 초과하는 과도한 대출지원을 방지하고, 미래 부실발생 가능성이 높은 여신을 지속적으로 감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은행과 거래가 없던 신생 우량기업에 대해서도 여신한도를 부여해 신규고객 유치 확대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신한도 중심의 대출 의사결정 체계가 시스템으로 정립되면 관련 부서ㆍ영업지점의 업무효율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 여신운영그룹 관계자는 "과거 매출만으로 이뤄지던 기업 평가에 성장성을 포함한 '미래가치'를 반영하자는 것이 핵심"이라며 "여신한도는 기존에도 유연성이 있었지만 이를 시스템화해 성장 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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