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北 '주적'이라 말 못하는 사람 대통령 안돼"

김무성 "TV토론 보면서 가슴 철렁…文 꺾어야"
정병국 "文 국가·안보관 도저히 이해가지 않아"
갈등 봉합 안간힘…"국민, 떴다방 정치 싫어해"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바른정당은 20일 중앙선대위 전체회의를 열어 전날 TV토론회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주적(主敵)' 관련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회의에서 "대통령 될 사람이 누가 주적인지 말 못하면 어떻게 대통령이 되고 국군을 지휘할 수 있나"라면서 "문 후보야 말로 대통령 자격이 없구나, 대한민국을 보위할 의사와 능력이 없구나하는 것을 알았다"고 비판했다.

김무성 공동선대위원장은 "TV토론회를 보면서 정말 참 가슴이 철렁한 것을 느꼈다"고 입을 뗐다. 김 위원장은 이어 "우리나라의 국군통수권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 국방백서에 명백하게 나와 있는 북한을 주적이라고 말하지 못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선 안 된다"며 "어떻게 문 후보 꺾을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병국 공동선대위원장도 "(대선)후보들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투표할 뻔했다"며 "토론을 할수록 후보들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문 후보의 국가관·안보관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북한에 우리나라의 국군통수권자가 국방부장관이라고 할 건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 위원장은 또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실언을 지적하며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정 위원장은 "(홍 후보는) 설거지는 여자가 할 일이라고 했다. 여성은 태어나면서부터 할 일이 정해져 있다는 막말을 했다"며 "더 이상 보수의 이름으로 보수를 희화화하고, 욕되게 하지 말고 사퇴하십시오"라고 말했다.

바른정당은 이날 유 후보의 중도사퇴·단일화 주장으로 불거진 당내 갈등 양상을 봉합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유 후보의 대선 완주 의지가 강하고 현 구도에선 단일화 효과도 크지 않다고 판단, 우선 유 후보의 TV토론회 선전을 바탕으로 지지율 반등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주 위원장은 "정치는 긴 호흡을 갖고 해야 하는 마라톤과 같다"면서 "국민들은 '떴다방 정치' 싫어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록 만족할 만한 지지율이 아니라고 해서 의기소침하거나 위축될 필요 없다"며 "국민들이 알아주실 것이라 믿는다. 우리 모두 단결하길 호소드린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