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KDB산업은행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등 사채권자의 대우조선해양 채무재조정 요구에 선을 그었다. 사채권자의 지지를 받기 어려운 만큼 대우조선이 초단기 법정관리인 '프리패키지드 플랜(P플랜)'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용석 KDB산업은행 구조조정부문 부행장은 10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채권자에 산은이 더이상 양보할 여지가 없다. 산은, 수은도 사채권자와 똑같은 채권자다”고 밝혔다. 산은, 수은이 출자전환 후 잔여분과 관련 보증해야 한다는 것, 4월 회사채 우선상환, 산은의 추가 감자 등 사채권자의 의견을 수용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 부행장은 "오는 21일 돌아오는 대우조선의 만기 회사채에 대해 우선 상환을 하고 채무조정안을 다시 논의해 보자는 의견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대우조선에 자금이 남아있지도 않아 상환은 불가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연금에 10일 오전 공문을 보내 불가 입장을 밝혔다"며 "국민연금이 향후 추가 면담을 요청하면 응할 수는 있지만 기존 방안에서 더 이상 양보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은 이날 산은의 공식 답변을 받아, 11~12일 중 마지막 투자위원회를 열고 회사채 채무조정안에 대한 최종 입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전날 산은에 21일 만기가 돌아오는 4400억원의 대우조선 회사채의 일부 상환이나 산은의 상환 보증, 산은의 추가 감자, 형평성을 고려한 출자전환 비율과 전환가액 조정 등을 요구했다.
다만 그는 국민연금과 추가적인 만남에 대해서는 여지를 남겼다. 정 부행장은 "앞으로 면담은 국민연금에 달렸다"며 "사채권자 집회 전인 16일까지 언제든지 만날 예정이지만 자신들의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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