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아디다스와 나이키 등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서 큰 폭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정부의 운동장려 정책과 중국인들의 패션에 대한 관심 증가로 관련 브랜드들이 중국에서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아디다스는 이번달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28% 증가해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나이키도 중국 시장에서 직전 분기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아디다스와 나이키는 모두 중국이 전세계에서 두번째 규모의 시장이어서 의미가 더욱 크다.
이 때문에 나이키는 최근 중국 공영방송 CCTV가 '소비자의 날'을 맞아 방영한 고발프로그램 '3·15 완후이'에서 허위광고 등으로 적발되자 즉각 사과문을 내고 환불 조치에 들어가는 등 중국 소비자 달래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제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스포츠의류 판매는 11% 증가해 270억달러(약 30조2400억원) 규모를 형성했다. 전체 의류시장이 5%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뛴 것이다.
스펜서 렁 UBS 애널리스트는 중국 소비자들은 브랜드를 중요하게 생각해 토종 브랜드보다 가격이 비싼데도 불구하고 나이키와 아디디스, 뉴발란스 등의 브랜드 인기가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특히 여성 패션 트렌드에 강하다"고 덧붙였다.
중국 소비자들의 수입이 늘고 직장에서 편한 복장을 장려하는 분위기가 퍼지면서 국내 스포츠브랜드의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중국에서 두번째로 큰 패션브랜드 바이리(Belle)그룹은 지난해 스포츠 신발 판매량이 9%대 성장했다. 안타(Anta)브랜드도 지난해 순이익이 17% 뛴 347백만달러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또 국내 브랜드 가운데 이른바 '짝퉁 상품'을 만들어파는 곳이 늘면서 이들 역시 사업규모가 커지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스포츠브랜드의 활약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중국에서 헬스장 등 운동시설에 등록한 회원은 2008년 대비 2배 뛴 660만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2014년 51개 수준이던 마라톤대회는 현재 100개가 넘게 열리고 있고 참가자들도 증가 추세다.
중국 정부가 1인당 스포츠 경기장 면적을 1.6평방미터에서 1.8평방미터로 늘리고 2020년까지 전국의 축구 경기장을 현재 5만개에서 7만개까지 확대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는 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문은 다만 브랜드 간 경쟁이 격화하고 온라인 쇼핑몰이 많아지면서 브랜드들이 이에 따른 마진 하락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