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남경화의 와인으로 세상보기] 다양성의 상징 이탈리아 와인

시계아이콘02분 50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글자크기

[아시아경제 ] 와인이 가진 매력 중 최고는 역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포도 품종과 생산 지역, 생산자에 따른 다양성에 있다는 생각이다. 다양성을 극도로 잘 보여주고 있는 와인생산 국가를 하나만 꼽으라고 하면 망설임없이 이탈리아를 떠올리게 된다.


프랑스, 스페인과 더불어 세계 3대 와인 생산 국가로 자리하고 있는 이탈리아는 매해 생산량 1위 자리를 두고 프랑스와 다투고 있기도 하다.

세계와인협력기구인 OIV (The International Organization of Vine and Wine)가 발표한 가장 최근 자료(2016년 10월)에 의하면 약 2억5950만헥토리터에 달하는 2016년도 전세계 와인 생산량 중 이탈리아가 약 4880만헥토리터를 차지, 4190만헥토리터를 생산한 프랑스를 제치고 최고 생산국에 오른다는 전망이다.


어마한 규모의 생산량만큼이나 포도 품종이나 생산 지역에 따른 다양성에 있어서도 이탈리아는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탈리아 와인전문가이자 이탈리아의 토착 포도 품종에 대한 서적, 'Native Wine Grapes of Italy'의 저자인 이안 아가타 (Ian d’Agata)박사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20개 주 전 지역에 걸쳐 총540여 종이 넘는 토착 포도 품종이 존재하고 있다고 한다. 이탈리아 와인의 다양성을 말할 때 아가타 박사가 강조하는 한 가지가 있다. 19세기 후반이 되어서야 통일 이탈리아를 이룬 역사적 배경이다.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는 20개 주의 각기 다른 지방색과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탈리아 와인의 다양성에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이탈리아는 가장 북서쪽에 위치한 발레 다오스타 (Valle D’Aosta)주를 시작으로 북동쪽 끝의 프리울리베테치아쥴리아(Friuli-Venezia Giulia)주, 중부의 토스카나(Toscana)주를 지나 구두 모양의 이탈리아 지도 뒷굽 자리에 위치한 풀리아 (Puglia)주, 그리고 두 개의 섬인 시칠리아 (Sicilia)와 사르데냐 (Sardegna)에 이르기까지 모든 20개 주에서 개성 넘치는 다양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필자의 세계 와인 시장에 대한 이해와 경험에 비추어 보면 지금까지 일반 소비자들이 쉽게 만날 수 있는 이탈리아 와인의 종류는 지극히 제한적이었다. 이탈리아 출신 이민자가 많은 미국의 몇 몇 대도시들에서 비교적 다양한 종류의 이탈리아 와인이 수입 판매되고 있다고 알려진 반면 같은 유럽에 위치한 국제 도시인 런던만 하더라도 최근에 들어서야 조금씩 새로운 이탈리아 와인들이 시장에 선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레드 와인으로 자리하고 있는 피에몬테(Piedmont)주에서 생산되는 고급 와인인 바롤로(Barolo)나 바바레스코 (Barbaresco), 토스카나주의 끼안띠(Chianti) 혹은 브루넬로디몬탈치노(Brunello di Montalcino)와인들 외에도 주목할 만한 품질 좋은 레드 와인들이 많이 있다. 남부의 깜빠니아 (Campania)주와 바실리카타(Basilicata)주에서 알리아니코(Aglianico)라는 토착 품종으로 만들어진 강건한 와인들인 타우라시(Taurasi)나 알리아니코 델 불투레(Aglianico del Vulture)가 대표적이다. 이보다 나긋한 와인이 좋다면 시칠리아 섬의 활화산인 에트나 (Etna) 고지대에서 생산되는 에트나 로소 (Etna Rosso)와인으로 눈을 돌려 보자. 이 지역 토착 포도 품종인 네렐로 마스칼레제 (Nerello Mascalese)를 주로 사용하여 깔끔하게 균형잡힌 와인을 선보이고 있으며, 전반적인 품질 향상이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화이트 와인들이야말로 이탈리아 와인의 다양성과 성장 잠재력을 선명히 보여 준다 하겠다. 대량 생산, 표준화된 맛, 낮은 가격으로 오랜 시간 미국과 유럽, 특히 영국 시장에서 대중적 인기를 얻어왔던 피노그리지오( Pinot Grigio)를 대신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토착 품종으로 만들어진 다양한 화이트 와인들로 관심이 옮겨가는 추세이다. 이미 상당히 대중화된 베네토주(Veneto)의 소아베(Soave)나 피에몬테 주의 가비(Gavi) 와인 외에 고급 화이트 와인으로 주목받고 있는 마르께(Marche) 지역의 베르디끼오(Verdicchio)나 아부루쪼(Abruzzo) 지역의 트레비아노(Trebbiano d’Abruzzo)와인, 그리고 깜빠니아 지역에서생산되는 피아노(Fiano) 와인에 우선 관심을 둘 만 하다. 좀더 도전적이라면 북동부의 알토아디제(Alto Adige)나 프리울리베네치아쥴리아 지역을 중심으로 생산되는 자연주의 와인이라 불리우는, 네추럴 와인(Natural)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는 발견이 될 것이다.


발포성 와인인 스파클링 와인도 다양성을 자랑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국내 마트들을 중심으로 높은 인기를 얻고있는 달콤한 저알코올 약발포성의 모스카토(Moscato d’Asti) 와인이나 최근 몇 년 사이 전 세계적으로 폭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프로세코 (Prosecco) 와인만 생산되는 것이 아니다. 트렌티노(Trentino) 지역에서 생산되는 트렌토 (Trento DOC) 와인이나 롬바르디(Lombardy)지역에서 생산되는 프란치아코르타(Franciacorta DOCG) 와인은 샴페인을 대적하는 높은 품질로 와인 평론가들 및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역시 이 외에도 얼바루체(Erbaluce), 파세리나(Passerina), 람브루스코(Lambrusco), 베르디끼오, 피아노 등의 토착 포도 품종으로 다양한 스파클링 와인이 만들어 지고 있다.


지금까지 대표성을 갖는 극히 일부의 와인들만을 언급한 것이니 이탈리아 와인의 다양성에 대해 살짝 맛보기 정도라 여기고 참고 하길 바란다. 보다 새로운 것, 특별한 것, 다양한 것을 찾는 소비자들의 빠른 트렌드 변화와 맞물려 이탈리아 와인이 보다 주목 받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최근에는 이탈리아 와인에 관심을 갖고 있는 국내 소비자들을 위한 수준 높은 이탈리아 와인 전문 강좌가 마련된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베네토에 위치한 빈이태리인터네셔널아카데미(Vinitaly International Academy)가 인증한 공식 이탈리안 와인 앰버서더(Italian Wine Ambassador, IWA)인 방문송, 이인순, 홍동명씨 세 사람이 힘을 모아 IWA 와인 클래스 과정을 제공, 오는 3월 부터 와인교육 기관인 와인비전을 통해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교육 과정을 비롯해 2017년에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탈리아 와인의 다양한 매력에 빠질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길 바란다.


[남경화의 와인으로 세상보기] 다양성의 상징 이탈리아 와인 남경화 와인커뮤니케이터
AD

남경화는 와인 커뮤니케이터이자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며 디켄터 월드 와인 어워즈를 비롯한 유수의 국제 와인 품평회에 심사위원으로 참석하고 있다. 2005년 호주 와인 통신원 활동을 시작으로 한국, 호주, 홍콩, 프랑스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아 왔으며, 호주 애들레이드대학 와인비즈니스 석사 및 WSET 디플로마 과정을 마쳤다. 현재 영국 런던에 거주하며 와인 관련 세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마스터오브와인에 도전 중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