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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욱의 스톡스톡]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 투기세력 개입 막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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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코스닥 상장사인 신라젠은 지난달 23일 주주들에게 홈페이지 안내문을 통해 주주들이 이용하는 증권사에 '대차거래 활용 금지' 혹은 '보유주식에 대한 대여 불가'를 신청하는데 동참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신라젠 주식에 대한 공매도 비중이 늘어나면서,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가 하락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당시 상장한 지 불과 3개월도 안됐던 이 회사에 어떤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요?

지난해 12월 6일 공모가 1만5000원으로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신라젠 주가는 연초 이후 지난달 하순까지 18%나 하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공매도량이 14만주를 넘어선 날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공매도 '아웃'을 호소한 23일에는 공매도량이 불과 1200주로 전날의 100분의 1로 줄었습니다. 이후 거래량 대비 공매도량 비율은 1~2%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신라젠 주가도 꾸준히 상승하며 같은 기간 10% 이상 올랐습니다.

안내문 게재 이후 신라젠에는 개인주주들의 문의가 빗발쳤습니다. 이들 대부분이 공매도가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후문입니다. 신라젠은 개인투자자가 70%에 이를 정도로 개인주주 비율이 높은 회사입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신라젠의 적극적 예방 조치가 기업 가치 훼손을 막는데 큰 역할을 한 셈입니다.


공매도 투자는 과대평가된 주식의 거품을 빼고 하락장에서 증시 유동성을 높이는 등의 순기능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나친 변동성 확대나 투기 세력 개입 가능성 등 부정적 영향은 그동안 문제로 지적돼왔습니다.


오는 27일 시행되는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가 이 같은 부작용을 막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 제도는 공매도가 비정상적으로 급증해 주가가 급락한 종목을 과열 종목으로 지정해 다음 1거래일 동안 공매도 거래를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당일 거래 가운데 공매도 비중 20% 이상(코스닥ㆍ코넥스 시장은 15% 이상), 공매도 비중 직전 40거래일 평균 대비 2배 이상 증가, 주가 전일 종가 대비 5% 이상 하락 등이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의 3가지 기준입니다.


이 제도를 두고 일각에서는 과도한 규제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공매도 순기능은 제쳐두고 시장논리를 거슬러 적정한 주가 형성을 가로막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에게 주가하락 위험성을 경고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집니다. 현행 제도상 개인은 외국인ㆍ기관에 비해 공매도를 활용하기 쉽지 않은 데다 관련 정보 입수에도 상대적으로 취약해 특정 종목의 공매도 비율이 높아져 주가하락으로 이어져도 대응도 제대로 못 한 채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신라젠 측에서는 당시 갑작스런 공매도 물량 증가와 함께 악성 루머가 동시에 퍼져 단기매매차익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세력이 이를 주도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한편, 국내 증시의 '대차거래' 잔고는 지난 4일 사상 처음으로 60조원을 돌파한 이래 역대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하고 있습니다. 주식을 빌려서 거래하고 남은 대차거래 잔고는 통상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여겨집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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